가을 지리산 종주 이야기 천왕봉으로 가기 위해 첫날밤을 치렀다. 노고단 대피소에서 노고단으로 가는 길은 한 시간 정도 소요된다. 일출을 보기 위해서 새벽 4시에 일어나 더부룩한 속을 탄수화물로 채웠건만 끝끝내 햇발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어스름한 하늘이 몇 줄기 햇빛으로 찬란하게 갈라지는 풍경은 볼 수 있었다. 예상보다 몸이 가벼웠다. 다리는 땡땡하지 않았고 사뿐사뿐 걸을 수 있는 몸이었다. 단 배낭의 무게가 여전히 만만치 않았다. 첫날 화엄사 계곡을 오르던 것에 비해선 분명 길은 수월했다. 들판을 걷는 듯한 기분이랄까. 새빨간 단풍잎을 보며 감탄해 마지않는 그녀들 둘째날 코스는 노고단에서 돼지령, 임걸령 샘터, 반야봉, 노루목, 삼도봉, 화개재, 토끼봉, 총각샘, 명선봉을 거쳐 연하천 대피소에서 점심..
식민지 조선을 사랑한 일본 제국의 아나키스트. 일본인이자 조선인 독립운동가를 사랑했으며, 천황제에 반대하기 위해 황태자에게 폭탄을 던지려 했다는 죄목으로 사형언도를 받은 여자 가네코 후미코를 소개하는 말이다. 그녀는 일본 내에서는 천황제를 반대했다는 전력 때문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으나, 한국에서는 식민지 조선의 문제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공동투쟁을 계획했다는 점 때문에 상당한 관심을 받아왔다. 가네코 후미코는 어떻게 일본인이라는 선험적 조건을 뛰어넘어 식민지 조선에 공감하게 되었을까. 의 저자 야마다 쇼지는 가네코 후미코의 험난한 삶의 여정에서 원인을 찾는다. 가네코 후미코는 비록 일본인이었지만 “일본의 식민지화 첨병집단으로부터 소외”된, “억압하는 쪽으로부터 버림받은 자”였다. 야마다 쇼지는 가네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