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스스로 지켜야 하는 건강 심하게 앓았다. 외식 때문이었는지, 피로 때문이었는지, 특별한 음식을 먹은 것도 아니었는데 배탈이 심하게 났다. 거의 하루 동안 굶고 누워 지내면서 몇 시간 간격으로 화장실을 들락거렸다. 식은 땀을 뻘뻘 흘리며 헛구역질을 하고, 두통, 근육통을 동반한 배앓이로 허리를 펼 수가 없었다. 가끔 보리차를 홀짝이며 숨을 고르고 배를 주무르다 가수면 상태에 빠져드는가 싶으면 어느새 다시 배를 움켜잡고 화장실로 뛰쳐나가길 반복했다. 이번에도 난 병원을 찾아가지도, 약을 복용하지도 않았다. 아프기만 하면 바로 병원으로 달려가는 사람의 눈에는 이런 내 모습이 미련해 보일 수도 있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으려 한다며 한심스러운 눈으로 쳐다볼지도 모르겠다. 사실 나는 드물긴 하지만 호..
내게도 용감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번 주에는 몇몇 아이들과 ‘용기’에 대한 공부를 했다. 자기가 용기 있는 어린이라고 생각하는지를 물으며 수업을 시작했다. 또 자기와 싸워 이긴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도 함께 생각해보았다. 어떤 아이는 어려움에 처한 친구를 도와준 경험을 말했다. 수업 중 얼마나 용감하게 손을 들어 발표하는지를 이야기한 아이도 있고, 길을 잃었을 때 침착하게 대처해 다시 길을 찾은 사례도 등장했다. ‘정말 용감하구나’, 나도 생각했다. 눈을 반짝이며 발표하는 어린이들을 보면서 내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나도 그들처럼 정말 씩씩하고 용감했던 시절이 있었다. 초등학생 때의 일이다. 당시 나는 팔당수원지의 물을 서울로 공급하는, 어른 키보다도 높은 지름의 수도관이 지나가는 서울 근교에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