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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동반할 수 있는 공공장소 많아져야 공공건물에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설계가 필요하다.
얼마 전 어떤 강연회에 참가했다가 중간에 애가 칭얼대는 소리가 들리자 아이를 데리고 온 여성(어머니로 추정되는)이 주위 사람들의 쏟아지는 욕설을 들으며 밖으로 나가는 모습을 보았다. 이런 곳에 애를 데려왔다고 투덜거리는 사람들 속에서, 나는 그 여성이 ‘얼마나 그 강연을 듣고 싶었으면…’ 하는 생각에 마음이 언짢았다.
“아이를 낳는 건 감옥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고 말한 친구의 말이 떠오른다. 아이를 맡길 데가 없거나 맡길 돈이 없는 사람들은 행동반경이 집에서 얼마 벗어나지를 못한다. 집중이 필요한 공공장소들에 아이를 데리고 오는 건 상식 밖의 일로 취급된다.
아이를 돌보는 사람들은 아이가 하고 싶어하는 일들(놀이)에 반강제적으로 동참해야 하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잠시만이라도 아이를 동반하긴 어렵다.
아이들은 유아실 안에서 뛰어 놀기도 하고 잠을 자거나 기저귀를 갈기도 하지만, 이 때문에 아이를 데리고 온 사람들이 욕을 먹거나 예배에서 배제되지는 않는다. 건물의 설계 기획단계에서 유아를 둔 사람들을 고려했음이 분명하다.
유아실이 전체 건물에서 차지하는 면적이나 위치 등을 보았을 때 이런 설계가 별도의 큰 비용을 들이는 일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물론,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하고자 하는 일에 아이를 항시 동반할 수 있어야 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아이에게 좋지 않은 일들도 있을 테니까. 그렇지만 양육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있었다면 비단 포교의 공간뿐 아니라 여러 건물들(영역들)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텐데, 현실이 그렇지 못하기에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문을 던져본다. 조이여울 기자 ▣일다는 어떤 곳?
[공간-빈부의 격차] 아이들의 ‘경계’ [공간-성역할 편견] 대학 앞이 미용의 거리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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