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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소탕’ 둘러싼 각국 각파의 복잡한 이해관계
시리아와 이라크를 거점으로 세력을 넓히며 납치와 테러를 자행해 온 ‘이슬람국가’(IS)에 대해 이라크와 미국 등의 동맹군이 소탕작전을 펼치면서, 그 과정에서 많은 민간인이 살해되었고 몇 백만이나 되는 난민이 발생했다.
테러는 유럽 국가로도 번졌다. 작년 11월 13일 파리 습격 사건에 이어 올해 3월 22일에는 벨기에 브뤼셀 공항 등에서 폭파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유럽에서는 IS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에 대한 위기감에 더해, 시리아 난민이 대규모 유입되는 것에 대해서도 ‘중동발 위협’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각국에서 이민정책에 반대하는 우익 세력이 힘을 얻고, 서구의 이슬람 혐오가 강화되고 있는 현상 역시 평화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중동에서 IS 지배 영역은 줄어들고 있다
그렇다면 시리아, 이라크에 거점을 구축한 ‘이슬람국가’(IS)는 어떨까. 영국 BBC에 따르면 2015년 초부터 IS의 영역은 22% 감소했다고 한다. 서구에서 IS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는 동안, 오히려 중동의 ‘이슬람국가’ 지배 영역은 줄어들고 있었다.
▶ 이라크 국내에 있는 피난민 캠프. 음료 부족 문제가 심각해 물탱크에서 물을 받는 사람들. ⓒ제공: 다카토 나호코
작년에는 시리아의 쿠르드족 거리인 코바니가 격렬한 전투 끝에 IS의 포위를 격퇴시켰다. 최근에는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 군대가 IS가 장악했던 팔미라를 해방시켰다. 이라크 쪽에서는 작년에 티크리트를, 작년 말부터 올해 초에 걸쳐서 서부 라마디를 IS로부터 이라크군이 되찾았다.
중동에서 IS의 지배 영역이 줄어들고 있는 원인 중 하나는, 작년 10월 말부터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을 도와 러시아가 공습을 개시함으로써 시리아 정권이 다시 힘을 받기 시작했다는 점도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시리아 동북부에서는 쿠르드 세력이, 이라크에서는 이라크군과 종교계가 지원(志願)을 호소한 ‘인민동원기구’가 IS 소탕작전을 강화했다는 배경이 있다.
올해 1월 말부터 미국, 러시아가 주도해 ‘시리아 평화회담’(5년간 계속된 시리아 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국제회담)을 시작해 일단 정전에 이르게 하는 등, 국제 사회의 적극적인 관여도 눈에 띤다. 한편으로는, 실상은 IS 지배영역 내 지역 세력들이 각자 취하고 있는 군사적 행동이 ‘이슬람국가’의 세력이 확대되는 것을 막고 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지난 17일, 이라크 정부군은 미군의 공습 지원을 받아 IS의 최대 근거지 중 하나인 안바르주(州) 팔루자를 재탈환했다고 밝혔다. 하이데르 알아바디 총리는 ‘팔루자가 이라크 품으로 돌아왔다’고 선언했다. 팔루자에 이어 IS의 경제 거점으로 알려진 모술 지역도 탈환 작전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팔루자 공습, 미디어가 전하지 않은 주민들의 삶
“어머니들의 자살이 최후의 호소가 되었습니다.”
얼마 전, 이라크에서 보내온 영상과 사진에는 유프라테스강에서 건져 올린 젊은 엄마와 그 아이들의 시신이 담겨있었다. 작은 몸집의 아들과 딸은 엄마의 몸에 끈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신원을 확인하니 팔루자에서 기아 상태와 공포에 절망한 가족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 IS와 전투가 계속된 이라크 안바르주(州) 팔루자 지역 교외에 있는 피난민 캠프. ⓒ사진 제공: 다카토 나호코
팔루자는 2014년 1월부터 ‘이슬람국가’의 공포 지배에 놓였고, 최근 몇 개월은 마을 주변을 IS를 소탕하려는 이라크군이 둘러싸고 있었다. IS는 정부군에 대항해 주민들을 ‘인질’로 삼았다. 주민들은 도망칠 방도가 없었다. 거기에 이라크 정부군의 공습도 격렬하고, 여기에 희생된 민간인들도 많았다.
최근 몇 개월은 물류가 멈춰 심각한 기아 상태가 확대되었다. 시내에 나돌고 있는 식품은 통상가의 25-30배의 가격에 달했다. IS와 이라크 정부라는 이중의 체제 하에서 살아남기 위해 ‘신IS파’가 되는 사람들도 나타났다. 이렇게 혼란스럽고 고통스러운 상황을 타파할 수 있는 것은 미국의 개입밖에 없다는 비통한 호소마저 들렸다.
미디어를 통해 각국에서는 “이라크군의 공습이 주효해 ‘이슬람국가’ 소탕에 일정한 효과가 보인다” 등의 보도가 들려왔지만, 거대한 감옥이 된 마을에서 ‘인질’로 갇혀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목숨의 대가를 치렀는지는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다.
‘IS 소탕작전’ 둘러싼 각국의 이해관계와 국제정치
지금의 중동 정세에 대해, 혹자는 이미 시리아와 이라크의 지역사회가 IS를 제어할 수 있는 자정능력이 있으니 국제사회가 관여하지 말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서구는 개입하지 말고 중동 지역의 각각의 세력에 맡겨두면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반드시 그렇다고만은 할 수 없는 것이 현재 중동 정세가 복잡한 이유이다. ‘이슬람국가’를 상대로 선전을 펼치고 있는 쿠르드 좌파세력의 경우, 작년 중반 이후 터키 정부와 PKK(쿠르드 노동자당)과의 전면 충돌의 영향으로 새로운 분쟁의 불씨가 되었다.
이라크에서는 ‘이슬람국가’(IS는 수니파 무장조직이다)를 상대로 한 전투에 도입된 ‘인민동원기구’가 시아파 종교계나 시아파 정권 여당의 호소로 동원되었다는 점 때문에, 수니파 사회 내에는 IS의 지배는 물론 시아파에 의한 종파적 보복을 두려워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또, 시리아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기 위해 이란의 ‘이슬람혁명방위대’와 레바논의 무장집단 ‘헤즈볼라’도 시리아 군의 IS와의 전투에 참여하고 있다. 반면, 아사드 정권에 반기를 든 쪽은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하에 작년 12월 ‘테러리즘과 싸우는 이슬람 동맹’을 결성, IS와의 전투에 아랍연맹의 부대를 파견하기로 계획하고 있다.
다시 말해, IS를 둘러싼 분쟁에 있어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슬람국가’ 그 자체가 갖는 위협과 위험보다도, 그 기회를 이용해 자국이나 자파의 이익을 가장 우선시하는 주변국들의 의향은 누구도 조정하거나 통제할 수 없다는 점일 것이다.
‘이슬람국가’의 출현 배경인 시리아 내전이 종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중동뿐 아니라 유럽의 치안도 불안한 상황이고, 거듭되는 국제 사회의 평화협의에도 불구하고 시리아 정전 상태는 오래 지속될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누가’ 시리아 내전을 끝낼 지, 그 군사적 수완만이 평가를 받을 만한 국제정세 속에서는 결국 ‘힘에 의한 정치’만이 횡행하게 된다.
이 상황을 누가 타개할 수 있을까, 누구에게 기대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그 빛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문제의 근원은 중동에 있다기보다, 외교의 영역이 미미하고 군사력만이 영향력을 미치는 지금의 시대에 국제정치가 빠져 있는 상황이 중동에 집약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 <일다>와 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일본의 여성주의 언론 <페민>에서 제공한 기사입니다. 이라크와 시리아의 현황에 대해 사아키 게이코 치바대학 교수가, 이라크 시민의 상황에 대해 이라크 인도주의 지원활동을 하는 다카토 나오코 씨가 작성하였고, 고주영 씨가 번역하였습니다. ▣ 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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