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은 ‘내면아이’와 만나다 독일에서 심리치료하기⑥ ※ 독일에 거주하는 20대 후반 여성 하리타님이 심리치료 과정을 거치며 탐색한 섹슈얼리티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자신의 상처를 짊어지고 국경을 넘어 문화적, 사회적, 제도적 차이 속에서 삶의 변화와 사회와의 새로운 관계 맺기를 실천해가는 여정이 전개됩니다. –편집자 주 첫 번째 기억: 사탕 주며 손짓하던 경비아저씨 일곱 살의 나는 가족들과 아파트 1층에서 살고 있었다. 밖으로 나가려면 매번 1층 입구 옆 경비실을 지나야 했다. 경비아저씨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내가 지나갈 때마다 자주 손짓해 불렀다. 웃는 낯의 어른을 거절하긴 어려웠다. 그는 사탕이 든 손을 내밀어 유혹하기도 했다. 지나친 관심과 더없이 친절한 가면은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어린 아이를 헷갈..
내 안의 패트로누스와 디멘터 독일에서 심리치료하기⑤ ※ 독일에 거주하는 20대 후반 여성 하리타님이 심리치료 과정을 거치며 탐색한 섹슈얼리티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자신의 상처를 짊어지고 국경을 넘어 문화적, 사회적, 제도적 차이 속에서 삶의 변화와 사회와의 새로운 관계 맺기를 실천해가는 여정이 전개됩니다. –편집자 주 기억을 재처리하는 EMDR요법을 시작하다 매주 이어지는 면담이 별 진전 없이 더딘 것 같아 점점 답답해지던 어느 날, 나의 치료사는 EMDR이라는 요법을 시작해 보자며 인쇄물 한 뭉치를 건네주었다. 그녀의 설명에 따르면 이는 독일에서 트라우마 치료에 주로 쓰이는 치료법인데, 다른 치료법에 비해 효과가 빠르고 과정에 융통성이 있으며 무엇보다 몸과 마음을 연결해서 다루기 때문에 본인이 선호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