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사회에서 길거리 성추행의 정치학 독일에서 심리치료하기⑪ ※ 독일에 거주하는 20대 후반 여성 하리타님이 심리치료 과정을 거치며 탐색한 섹슈얼리티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자신의 상처를 짊어지고 국경을 넘어 문화적, 사회적, 제도적 차이 속에서 삶의 변화와 사회와의 새로운 관계 맺기를 실천해가는 여정이 전개됩니다. –편집자 주 성추행을 당한다는 것은… 지난 칼럼에서 나는 개인의 트라우마를 ‘용서’라는 이름으로 섣불리 덮어버리기를 거부하면서, 그 트라우마를 만든 배경에 대한 ‘사회적 분노’를 토로했다. 나에게 폭력을 가한 사람뿐 아니라 무수한 가해자들을 발견하고, 그들의 폭력에 침묵하거나 은폐하거나 부추기는 사회에 분노하는 것이 용서보다 더 중요하고 시급하다고 말이다. 특히, 여성에 대한 남성의 성폭력에 ..
용서는 누가 어떻게 언제 할 수 있나 독일에서 심리치료하기⑩ ※ 독일에 거주하는 20대 후반 여성 하리타님이 심리치료 과정을 거치며 탐색한 섹슈얼리티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자신의 상처를 짊어지고 국경을 넘어 문화적, 사회적, 제도적 차이 속에서 삶의 변화와 사회와의 새로운 관계 맺기를 실천해가는 여정이 전개됩니다. –편집자 주 심리치료사와 환자의 관계 이번 주 치료사 베아트리체와의 면담은 걱정했던 것보다 순조롭게 끝났다. 나는 그녀의 판단과 일하는 방식에 대해 딴지를 걸 목적으로 질문 목록까지 미리 만들어 갔기 때문에 조금은 긴장했었다. 좀 우습게 들리지만 내담자(환자)도 치료사의 눈치를 살피게 된다. 우선, 매주 정기적으로 만나는 사이다. 바쁜 일상을 보내다 보면 친한 친구도 한 달에 한번 볼까 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