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래시 시대, 페미니즘 다시 쓰기] 지방 페미니스트들의 선거 도전기 “청년 여성들이 페미니즘을 전면에 내걸고 지방선거에 떼거리로 나가면 너무 재밌지 않겠니?” 이 말을 들었을 때, 정신이 아득해짐을 느꼈다. 분명 재밌기야 하겠지만, 그 말을 하는 이의 눈빛이 너무나도 “네가 그중 하나야”라고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 5월 19일, 청주페미니스트연대 본 후보 등록 기자회견 현장 ©청주페미니스트연대 정치에 대해 잘 몰랐던 나는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에서 언론을 감시하는 활동을 하며 정치를 접했다. 많은 사람이 그렇듯 나 역시 정치에 대한 불신을 갖고 있었다. 정치에 대한 불신으로 인해 나는 정치를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비판해야 하는 영역으로만 생각했다. 그러던 중 대..
한정현의 소설 『나를 마릴린 먼로라고 하자』 “세상에서 가장 추앙받고 가장 멸시당하는 사람이 마릴린 먼로인 것 같다고.”(185쪽) 마릴린 먼로가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 같은 영화에 출연해보고 싶다고 하자, 한 기자가 비아냥거리듯 물었다고 한다. “도스토예프스키 스펠링은 알아요?” 금발에 ‘백치미’ 캐릭터로 유명했고 사후에도 영원한 ‘섹스 심벌’로 박제된 듯한 마릴린 먼로는 사실 어디에나 책을 들고 다니는 독서광이었다. 그가 가장 아끼는 것은 자신이 소장한 수백 권의 책 목록이었다고 한다. 기자의 무례한 질문에도 마릴린 먼로는 웃으며 답했다. “혹시 그 책을 읽어봤나요? ‘그루센카’라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나오는데, 나는 그 역할에 아주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해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지하철 환풍구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