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작가 문상훈 많은 청년 페미니스트들이 다양한 페미니즘 주제를 예술로 표현하고 있고, 나아가 예술계 성폭력과 차별, 위계에 문제 제기하며 평등한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따로 또 함께’ 창작을 통해 사회와 소통하는 페미니스트 예술가의 새로운 서사 연재는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 지원을 받아 진행됩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바로가기 언니에게, 어제는 전시 오프닝이 있었어요. 그날따라 날이 좋기도 했고 많은 선후배, 동기들이 참여한 전시여서 뒤풀이 자리에는 꽤 많은 사람이 모였어요. 서촌의 노가리집 야외에 테이블을 길게 깔고 앉아 맥주를 한 잔 두 잔 비워가며 서로의 근황을 나누었어요. 늘 그렇듯이, 약간의 자기 자랑과 신세 한탄이 섞인 이야기들이 오가던 중, 누가 먼저 꺼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어느 탈가정 청소년의 “내가 살고 싶은 집”② 10대 초반이나 그 이전에 ‘나는 나중에 커서 어떤 집에서 살까?’를 생각하면 막연히 흰색의 커다란 단독주택과 잔디 깔린 정원, 그리고 강아지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집을 나온 이후 내가 꿈꿨던 집은 단지 ‘답답하지 않은 집’이었다. 나의 사생활이 보장되며, 누구에게도 허락받을 필요 없이 내가 원하는 것들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곳 말이다. 원하는 시간에 드나들 수 있고, 원하는 옷을 입고, 원하는 시간에 잠들고 깨어나는 것. 지금의 내가 생각했을 때 너무나 사소한 일상이지만 청소년인 나에게는 당연하지 않은 것들이었다. 나는 그 자유를 찾아 집을 나왔다. 집을 나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는 파란색 잠바. 그때의 추웠던 겨울을 떠올리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