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을 만나러 가는 길 45. 그곳에 가고 싶었다 [연재] 이혼을 하면서 두고 온 딸은 그녀에게는 늘 어떤 이유였다. 떠나야 할 이유, 돌아와야 할 이유, 살아야 할 이유……. 그녀는 늘 말한다. 딸에게 하지 못한 말이 너무 많다고. "딸을 만나러 가는 길"은 딸에게 뿐만 아니라 이 땅의 여성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윤하의 고백이 될 것이다. www.ildaro.com 옛날 결혼생활을 했던 곳에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든 건 몇 달 전의 일이다. 떠나온 뒤 단 한번도 가고 싶지 않았던 장소였기에,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는 사실에 스스로 놀랐다. 지난해 가을, 프랑스에서 아이와 관련된 추억의 장소들을 돌아보다가 불현듯 이 동네가 궁금해졌다. 그리고 이제는 그곳을 돌아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마음 깊숙이서 고개를 들었..
윤하의 딸을 만나러 가는 길 (41) 내 커피포트 이야기 ▲ 21년을 써 온 나의 커피포트 '뽀또' ©윤하 ‘뽀또’가 죽었다. 뽀또는 내 커피포트의 이름이다. 커피포트의 ‘포트’를 좀 귀엽게 발음해서 ‘뽀또’로 이름을 붙였다. 며칠 전, 드디어 이 커피포트가 망가졌다. ‘드디어’라는 표현이 적당한 것이, 뽀또는 20년 전에 구입한 구닥다리 포트였다. 내가 결혼할 때 어머니께서 신혼살림으로 장만해 준 것들 중 하나다. 이것들 가운데 이불이나 찻상은 자주 쓰지 않아도, 아직도 이따금씩 사용하고 있고, 밥그릇이나 접시 같은 그릇들은 지금도 요긴하게 매일 매일 잘 쓴다. 그러나 늘 내 곁에 있는 것으로 뽀또를 능가할 만 한 건 없다. 이혼이 결정될 무렵 전남편이 보내온 내 신혼살림을 보며, “내 딸 인생이 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