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라는 어려운 관계 18. 홀로 명절을 맞이하며 * 성폭력 피해생존자의 기록, “꽃을 던지고 싶다”가 연재되고 있습니다. - www.ildaro.com 안개가 무겁게 내려앉은 날엔 차들은 비상등을 켜고 달린다. 서로에게 안전거리를 지키라는 신호이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안전거리를 알려주는 비상등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도 잘 모르는 내 마음을 스스로 지킬 수 있도록, 때로는 상처를 받더라도 내 자신이 무너지지 않을 만큼의 거리를 알려주는 비상등. 8남매의 맏며느리였던 엄마는 가부장의 외도와 폭력, 경제적 무능력에도 마치 의무를 치루어내 듯 명절과 제사를 준비했었다. 어려운 살림에도 이상하리만큼 명절과 제사에는 음식이 차려졌고, 철이 없던 어릴 적 나는 엄마와 음식을 준비하는 그 때가 ..
딸을 만나러 가는 길 (50)― 연재를 마치며 이혼을 하면서 두고 온 딸은 그녀에게 늘 어떤 이유였다. 떠나야 할 이유, 돌아와야 할 이유, 살아야 할 이유…. 그녀는 늘 말한다. 딸에게 못한 말이 너무 많다고. 이 땅의 여성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윤하의 고백 "딸을 만나러 가는 길"이 1년 6개월 간의 연재를 마칩니다. 필자와 독자들께 감사드립니다. -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딸이 태어난 지 5개월밖에 되지 않았던 어느 날, 딸은 내가 떠먹여 주는 밥숟가락을 달라고 조른 적이 있다. 아기는 자기 스스로 먹겠다며 떼를 썼다. 무시하고 밥을 계속 먹여주려 하자, 아이는 혀를 둥글게 말아 밥을 입에서 밀어내었다. 나는 이런 아이의 단호한 태도에 너무 놀라, 숟가락을 딸의 손에 쥐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