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다] 딸을 만나러 가는 길 (3) 엄마 미치는 꼴, 보고 싶어? 내 결혼관계가 이혼을 향해 치닫자, 다른 가족들까지 얽혀들면서 더 많은 비루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냉정하면서도 예의를 지키며 남편과 시댁식구들을 대한 아버지와 달리, 다시는 보지 않을 것처럼 남편을 망신시키고 시어머님께도 험한 말을 입에 담으며, 화해할 수 없는 지경으로 몰아간 사람은 바로 어머니였다. 그러면서도 어머니는 이혼만은 안 된다며. 한 쪽에서는 친척어른들은 물론, 이웃 아주머니들까지 동원해 나를 설득하려 했다. 한 사람과 전화로 진을 빼고 나면 이틀 뒤에는 또 다른 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모두 어머니의 부탁을 받고 한 전화라는 건 묻지 않아도 잘 알고 있었다. 한 번은 한 숙모님께 전화가 왔다. “여자들은 모두 다..
[일다] 언론의 영향력이란 과연 무엇인가? (8) 대학 여성주의 교지 석순에 보낸 편지-3 [올해 초 고려대학교 여성주의 교지 편집위원회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여성주의자로서 언론활동을 한다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는 청탁서였는데, 그 안에는 현재 대학에서 여성주의 매체를 만들어가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는 진솔하고도 소중한 정보가 담겨 있었다. 나는 흔쾌히 지난 10년 간 저널리스트로 살아오며 ‘여성주의 저널리즘’에 대한 생각하고 실천한 내용과,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얘기들을 정성껏 담아 회신했다. 측의 동의를 구해, 우리가 서로 나눈 편지의 내용을 재탈고의 과정을 거쳐 독자들과 공유한다. 먼저 석순이 보내온 편지를 개재하고, 이어 나의 답신을 4회에 걸쳐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