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다] 조이여울의 記錄(9) 대학 여성주의 교지 석순에 보낸 편지-4 [올해 초 고려대학교 여성주의 교지 편집위원회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여성주의자로서 언론활동을 한다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는 청탁서였는데, 그 안에는 현재 대학에서 여성주의 매체를 만들어가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는 진솔하고도 소중한 정보가 담겨 있었다. 나는 흔쾌히 지난 10년 간 저널리스트로 살아오며 ‘여성주의 저널리즘’에 대한 생각하고 실천한 내용과,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얘기들을 정성껏 담아 회신했다. 측의 동의를 구해, 우리가 서로 나눈 편지의 내용을 재탈고의 과정을 거쳐 독자들과 공유한다. 먼저 석순이 보내온 편지를 개재하고, 이어 나의 답신을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세상이라는..
[일다] 몸이야기: 월경하는 내 몸을 사랑하지 못했던 시간들 작년 5월 20일 새벽, 자려고 누웠던 나는 극심한 복통을 느꼈다. 정말 그 순간은 차라리 죽어서 아무것도 못 느끼는 것이 더 낫겠다고 느낄 정도로 태어나서 처음으로 겪어본 엄청난 통증이었다. 두 번의 응급실을 거쳐 새벽 4시경, 나는 한 병원 복도에서 진통제에 취한 채 휠체어에 멍하니 앉아있었고 몇 시간 후 수술에 들어갔다. 자궁과 난소주변의 큰 종양들이 있었으며 그 중 하나의 종양이 터져서 통증이 심한 것이었다. 그리고 한 쪽 난소는 너무 큰 종양이 여러 개가 붙어있어서 난소를 절제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다행이 난소는 절제할 필요 없이 종양들만 제거하고 수술이 잘 끝났다고 했다. 그리고 ‘자궁내막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리고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