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의 딸을 만나러 가는 길(23) [연재 글] 이혼을 하면서 두고 온 딸은 그녀에게는 늘 어떤 이유였다. 떠나야 할 이유, 돌아와야 할 이유, 살아야 할 이유……. 그녀는 늘 말한다. 딸에게 하지 못한 말이 너무 많다고. 열흘에 한 번씩 연재될 은 딸에게 뿐만 아니라 이 땅의 여성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윤하의 고백이 될 것이다. 세월을 살아나온 선물 "이번에 받은 원고료 30만원은 빌린 돈을 갚았어. 돈이 너무 없어서 ㅇㅇ한테 좀 빌려 썼거든." 그때 남편에게 돈을 빌려준 사람이 바로 지금의 아이 새엄마이다. 그녀는 나와 남편이 연애를 할 때부터 그를 좋아한 대학후배였고, 결혼 후에는 남편과 함께 활동한 동료이기도 했다. 난 그녀가 남편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남편으로부터 직접 들었었다. 당시, 그는 별 웃..
추은혜의 페미니즘 책장 (4) 거다 러너 「왜 여성사인가」 사르트르의 재미있는 사고 실험이 있다. 어느 한 방에 여러 명의 사람들을 모아 놓고 그 중의 한 사람을 뽑게 한다.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이 그 한 사람을 유심히 관찰한 후에 그 사람을 밖에 나가 있게 한다. 이제 방 안에 있는 사람들은 돌아가면서 조금 전까지 함께 있었던 그 사람을 설명하는 말을 한 마디씩 하게 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관찰한 것들, 느낀 것들을 종합하면 ‘지금 여기’에 부재하는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가 만들어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그렇게 종합된 그이의 이미지는 실재하는 그와 동일할 것인가. 답은 ‘전혀 동일하지 않다’이다. 하나의 이미지가 구축된 이후에 다시 그 사람을 방안에 불러 들였을 때, 사람들은 자신 앞에 현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