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몸…통각 외에 다른 감각을 깨우자 반다의 질병 관통기④ ※ 2015 가을 학기에 “질병과 함께 춤을! -잘 아프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몇 가지 것들” 수업을 개설한 반다(조한진희)님의 ‘질병 관통기’ 마지막 연재입니다. -편집자 주 ‘통증이 머무는 집’ 같았던 나의 몸 몸이 아프고 나서야 내가 ‘몸의 존재’임을 알았다. 그것을 극명하게 느끼는 순간 중 하나는 통증이 찾아 올 때였다. 몸 곳곳의 통증과 현기증이 심해서 유배되듯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만 머물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는 통증 때문에 잠 깨지 않는 날이 거의 없던 밤을 보냈다. 어떤 하루는 종일 통증을 느끼는 것 이외에 한 게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어떤 순간은 통증 자체가 삶의 전부인 것 같은 착각에 빠질 때도 있었다. 하루는 머리가 유..
‘개저씨’와 ‘열정페이’의 사회에 건넨 힐링 판타지 영화 읽기 ※ 기사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를 보실 분들은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편집자 주 70대 남성 인턴 벤, 30대 여성 CEO 줄스 70대 남성 인턴이 30대 여성 CEO와 함께 일하게 된다. 언제나 그렇듯, 현실에서는 쉽사리 발생하지 않을 것만 같은 만남이 영화에서는 가능해진다. 영화 (낸시 마이어스 연출, 2015)의 주인공 벤 휘태커(로버트 드 니로)는 아내와 사별하고 수십 년간 일했던 직장에서 은퇴한 뒤 일상의 무료함을 느낀다. 그러던 중 한 온라인 쇼핑몰 회사의 시니어 인턴 공고를 발견하고 지원한다. 벤은 5분 단위로 미팅을 잡으며 상품의 포장 방법까지 직접 관여하는 깐깐한 CEO 줄스 오스틴(앤 해서웨이)의 인턴으로 배정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