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 the rainbow’ 인터뷰칼럼(14) [‘인터뷰칼럼’이라는 독특한 형식으로 동성애자 여성의 기록을 담은 ‘Over the rainbow’ 코너를 통해, 필자 박김수진님이 가족, 친구, 동료,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레즈비언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줄 것입니다. 이 칼럼은 격주로 연재됩니다. -편집자 주] 레즈비언 스즈키님의 과거지사(過去之事) 인터뷰 칼럼의 열네 번째 주인공은 재한일본인 레즈비언, 스즈키님입니다. 스즈키님과 저는 비슷한 시기에 30세 이상 레즈비언 친목모임인 에 회원 가입을 하였답니다. 벌써 2년의 시간이 흘렀네요. 2년이면 짧지 않은 기간임에도 스즈키님과 저는 단 한 번도 마주보고 앉아 진중한 대화를 나누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이번 '인터뷰 칼럼'을 위해 만난..
이경신의 도서관 나들이(21) 자연의 색과 함께 하는 일상 새벽 나절, 한차례 세찬 비바람이 훑고 지나갔다. 비 그친 뒤, 이런 날 문 밖을 나서면 어김없이 연초록빛 동그란 땡감이 여기저기 뒹굴고 있다. 아직 완전히 자라지 못해서 감알이 자그맣다. 이번에도 눈을 떼지 못하고 얼른 감을 주워든다. 지난 해 감을 줍지 못했던 탓일까……. 태풍을 피해 갔던 작년에는 감이 거의 떨어지지 않았다. 한겨울에도 주홍색 감이 가지가 부러질 듯, 악착같이 대롱거렸다. 잎을 잃고 눈밭에 선 주홍빛 감나무가 얼마나 낯설었는지, 비현실적인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아무튼 수년 전부터 여름 행사처럼 해오던 감물염색을 한 해 거를 수밖에 없었다. 올해는 봄부터 ‘여름이 오면 꼭 감물염색을 해야지’하고 벼르고 있던 참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