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여성 몸 이야기⑯ 조각난 경험을 붙여보며 장애여성으로서 아이를 갖고, 낳고, 기르는 일에 대해 이야기해야 될 때가 종종 있었다. 6, 7년 전 딸의 나이가 일곱, 여덟 즈음이었다. 그런데 경험을 말하는 데 있어서 심리적으로 갈등이 좀 있었다. 그 중 하나는 장애여성의 문제를 정책으로나 이슈로 다루기 위해 ‘엄마역할에서의 어려움’에 대해서 얘기하게 될 때였다. 자칫하면 ‘장애여성들이 엄마 역할을 하는 데 있어 부적당하다’고 오해될 소지가 있겠다고 느껴졌던 것이다. 장애여성들도 비장애여성과는 다른 방식으로 나름의 기쁨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고 아무리 설명하려 해도, 이런 말들은 ‘부족한 엄마에게서 크는 불쌍한 아이’의 이야기가 되어버리곤 했다. 특히 TV에서 이미지로 재현될 때 더욱 그랬다. 슬픈 배경음..
박김수진의 ‘Over the rainbow’ 인터뷰칼럼 (18) ‘인터뷰칼럼’이라는 독특한 형식으로 동성애자 여성의 기록을 담은 ‘Over the rainbow’ 코너를 통해, 필자 박김수진님이 가족, 친구, 동료,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레즈비언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줄 것입니다. 이 칼럼은 격주로 연재됩니다. -편집자 주 의 열여덟 번째 주인공 '제이'님을 소개합니다. 지금까지 만났던 대부분의 인터뷰이들은 저와 오랜 시간동안 인연을 맺어왔던 분들이랍니다. 이에 반해 제이님과 저는 이제야 막 관계를 만들어 가고 있는, 그래서 다소간은 어색한 관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이님은 을 통해서 소개해드린 저의 파트너와 절친 사이랍니다. 파트너의 친구로 처음 인사를 나누었고, 아주 가끔 만날 기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