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쳤어, 혼자이고 싶어 각기 다른 표현방식과 이해관계 속에서 벽에 부딪힐 때 가끔은 살며 속해있는 시간이나 공간에서 떨어져 나와, ‘혼자’가 되고 싶어져요. [귀가 세 개 달린 곤양이](1998)를 들으면 왠지 세상과의 거리감을 느끼게 되는데, 그것은 애써 움켜쥐고 있던 손아귀의 힘을 풀어주는 것 같아요. 이를테면 심리적으로 ‘혼자’만 있는 방에 들어선 듯이요. 그 곳은 슬프고 외로운, 하지만 마음의 소리들이 아우성을 치는 곳. 그래서 역설적으로 조금은 더 자유로운 방이죠. 너무 힘들어 너무 힘들어 너무 힘들어 오늘은 괜찮을 거야 혼자이니까 (“추억 건망증” 중에서) 1990년대 국내 인디음악 씬이 (당시 서구 록음악의 대체적인 분위기였던) 젊은 세대의 좌절과 주변인적 자의식을 공통감성으로 갖고 있었던 ..
▲디 디 브릿지워터 이 세기의 대표적인 코드를 ‘다원성’으로 정할 수 있다면, ‘낯선 것’을 향한 열정은 이 시대를 가로지르는 욕망이라고 생각해요. 가히 ‘마인드 트렌드’라고 할만하게 인정받지 못했던 것, 무시되었던 것에 대한 양적.질적 조명이 엄청나게 일어나는 시대이긴 하니까요. 더불어 국경, 인종, 성별, 계급 등의 기존 조건들을 초월하려는 야심들도 대단하지요. 정치적으로는 여전히 집단 간의 치열한 다툼과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천지지만, 일상에서 사람들은 머리 아프게 이것저것 따지기보다는 유행처럼 채식을 하고, 알려지지 않은 부족(혹은 민족)문화에 관심을 갖고, 성별 일반성의 룰을 깨는 패션에 즐거워합니다. 어떤 면에서, 이 시대의 다양한 문화를 향한 갈망은 문명의 팽창시점을 상기하게 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