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사이드…동생의 죽음 앞에 ‘언니가 깨어나고 있다’박서련의 소설 [마르타의 일] 서평에세이 (윤일희 기록) “스트레스가 쌓이면 어김없이 책 읽는 꿈을” 꾼다는 소설가 박서련. 한 날은 이런 꿈을 꾸었는데, 만화 한 컷짜리였다. 귀여운 소녀가 땅을 보며 걷는다. 제게 다짐하듯 속엣말을 한다. “그래, 아무것도 두려워할 필요 없어.” 안도도 잠시, 험악한 댓글을 읽는다. “야이 기집애야 앞을 좀 보면서 걸어…” 섬뜩한 찰나 후, 그 소녀 앞에 놓인 덤불 속에 칼을 든 괴한이 서 있다. 소설 말미에 제공되는 작가의 말이 이토록 무서운 적은 없었다. 박서련 작가도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이렇게 썼다. “그게 왜 꿈이었는지 자꾸 생각하다 보니 이제는 아주 잊을 수 없게 되었다.” 박서련 작가의 소설 [마르타의 일..
‘여자라서’ 고만큼밖에 못 받는대요 76세 장순애, 가난한 여성의 노동사(史) ※ 는 과 공동 기획으로, 지금까지 기록되지 않은 여성들의 ‘일’을 이야기하는 인터뷰를 싣습니다. 안미선 작가는 등의 저자이며, 이 글은 119호에도 수록됐습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바로가기 일, 내 눈물이 떨어진 소리 장순애 씨(76세)는 1944년에 태어났다. 전라북도 부안에서 다섯 남매 중 막내로. 부모님은 농사를 지었고 겨우겨우 굶주리지 않을 정도로 살림을 꾸렸다. 위로 아들 둘만 학교에 보냈고 막내딸은 학교에 갈 수 없었다. 그래도 그나마 그때가 좋았던 걸까. 순애가 열다섯 살 때 어머니는 교통사고를 당해 갑작스레 세상을 떴다. 아버지라도 남아 있었으면 좋았으련만, 아버지도 3개월 후 병으로 죽었다. 남매는 뿔뿔이 흩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