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가 한 일이 뭐 있냐”는 사람들에게 [일다] ‘oo녀 시리즈’와 여성단체 비난에 깔린 ‘혐오’ 지난 주 또 하나의 ‘oo녀’ 사건이 인터넷을 휩쓸었다. 이번에는 ‘버스무릎녀’란다. 사건의 발단은 한 남성이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이었다. 부산에서 서울로 가는 17시 45분발 버스를 타고 가던 승객들이, 버스 고장으로 고속도로 갓길에 3시간을 기다리다 새벽 2시에야 서울에 도착하게 되었다. 글을 올린 남성의 말을 빌리자면, 분노한 승객들이 “보상”을 요구하며 “하나같이 무식하게 난리”였고, 그 중 한 “싸가지 없는 여성”이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했다. 이 이야기는 한 젊은 여성과 그 앞에 버스회사 직원으로 보이는 남성이 무릎을 꿇은 사진과 함께 인터넷에 퍼져나갔다. 원문이 전달한 ‘그리..
왜 맞았는가? 라는 질문은 어리석고 우습다 2. [칼럼 소개: 성폭력 피해생존자 너울의 세상을 향한 말 걸기, 연재가 계속됩니다. -편집자 주 www.ildaro.com] 사건 하나. 내 기억 속의 첫 번째 폭력 폭력에 대한 기억은 원인이 없이 결과만 남을 뿐이다. 내가 가해자가 아니기에, ‘왜’라는 질문 자체가 너무도 쓸모 없고 어리석은 것이다. 왜라는 질문은 가해자에게는 변명의 여지를 주며, 피해자에게는 또다시 가해지는 학대가 된다. 당신은 왜 맞았는가? 당신은 왜 강간당했는가? 어떠한 사람도 강간당하거나 폭력을 당하고자 하는 의지나 사고 자체가 없기에, 왜라는 질문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그 날의 폭력에 대한 기억 또한 ‘왜’라는 질문이 우스운 것은, 거기엔 어떤 이유(사람들이 말하는 폭력 유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