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20년’ 해고된 여성들을 기억하며 당신의 고통과 희생에 위로를… ※ 질병을 어떻게 만나고 해석할 지 다각도로 상상하고 이야기함으로써 질병을 관통하는 지혜와 힘을 찾아가는 연재입니다. 페미니스트저널 바로가기 ‘IMF 20년’ 언론에서 주목하지 않는 이야기 올 한해 ‘IMF 20년’을 조망하는 기사가 쏟아졌다. 나는 IMF라는 단어를 볼 때마다 돌 같던 그의 어깨가 떠오른다. 그를 만난 건 아픈 여성들과 함께하는 몸 워크샵이었다. 몸의 움직임을 통해 마음을 살펴보는 시간으로 춤과 요가 사이에 있는 움직임 워크샵 같은 형태였다. 워크샵 강사는 ‘척추는 몸에 새겨진 자서전’이라고 했다. 이어서 두 발을 벌리고 나무가 뿌리를 내리듯 발을 바닥에 밀착시키고 단단히 서보라고 했다. 그리고는 머리를 천천히 바..
퇴사를 꿈꾼다[머리 짧은 여자] 지하철 24시간 운행 소식을 접하며 ‘지루함을 견딜 수 있는 몸인가?’ 정규 교육과정만 착실히 밟아왔어도 충분히 증명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내 이력이 문제였다. 면접관은 나에게만 단순반복 업무가 가능할지 두 번이나 물었다. 이력서상의 내 모습은 너무나 활동적이고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일자리를 얻기 위해 내가 얼마나 지루함을 잘 견딜 수 있는지 어필해야하는 이상한 광경이 연출됐다. “쉬는 날 집에 박혀 있는 걸 가장 좋아하고, 리드하기보다 서포터 역할이 더 편하고….” 주절주절 떠들어댔지만 결국 면접에서 시원하게 떨어졌다. 아쉬움은 없었다. 사실 단순반복 업무가 잘 맞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그나마 일하는데 있어서 노동법에 위배되지 않게 조건을 다 맞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