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성폭력 가해자의 이야기를 들어야하는가 패멀라 D.슐츠 ※ 필자 오렛 님은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연구소 ‘울림’ 연구원입니다. [편집자 주] 아동성폭력 피해자이기도 한 저자, 패멀라 슐츠가 가해자의 말을 들어보자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머릿속으로는 누구나 수긍하듯,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범죄자를 이해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그 같은 범행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이 과정의 동력이 무엇이었는지 파악하는 것은 범죄의 예방책을 제시해준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아동성폭력 가해자의 이야기를 궁금해 하지도, 듣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그들은 심각한 정신병이 있거나, 조절할 수 없는 충동과 잔인함으로 무장한 괴물이라고만 여겨져 왔다. 그래서 아동성폭력을 불행한 비극으로 두려워하며 가해자를 공동체에서 분리시키..
공연을 앞두고④ 생성의 성 정체성 공연창작집단 ‘뛰다’의 공연이 4월 5일(토)~20일(일)까지 서울 남산예술센터에서 열립니다. 남/녀 이분법에 갇히지 않는 성(性)에 대해 이야기할 이번 공연을 앞두고, 연극평론가이자 남산예술센터극장 드라마터그 조만수 교수(충북대 불문과)의 안내글을 싣습니다. –편집자 주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성을 발견하는 자’ ▲ 시연회. © 뛰다 하나의 존재로서 인간을 정의하는 다양한 방식 중에서 성(性)을 기준으로 인간을 규정할 때 이를 성적인 정체성이라 한다. 그런데 남성, 혹은 여성이라는 이원론적인 구분의 범주 밖으로 나갈 때 성적 정체성의 문제가 제기된다. 생물학적으로 정의되고, 사회적으로 규정된, 자신에게 당연하게 주어진 성적 정체성과 갈등 관계에 놓일 때, 그는 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