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페 버스정류장] “가장 행복한 날들을 위한 산책” ※ 경북 상주시 함창버스터미널 맞은편에 있는 “카페 버스정류장”.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머무는 이 까페의 문을 연 박계해 님은 저자입니다. 이번 칼럼은 4월호에도 실렸습니다. www.ildaro.com ▲ 카페 버스정류장에서 3월 22일부터 열린 전시회 포스터. © 박계해 이른 아침, 푸짐한 햇살과 산들바람이 전날의 비로 인한 눅눅함을 부지런히 걷어내고 있었다. “날씨가 한 부조 하네!” 감나무 위에 올라가 전지를 하던 옆집 아저씨가 덕담을 건넸다. 나는 정운이 어제 퇴근길에 직접 배달해 온 네 개의 화분을 현관 입구에 늘어놓으며 또 다시 키득키득 웃었다. 화분에는 축하메시지가 적힌 리본이 매달려 있는데, 각각 ‘희양분교 참교육 학부모회’, ‘희양..
[박푸른들의 사진 에세이] 어디에 살까 궁핍한 경제력에도 불구하고 남과 살기에는 다소 모난 성격 탓에 서울에서 산 2년 동안 이사만 네 번째이다. 시간은 가고 짐은 늘어 거듭되는 이사가 부담스럽지만 여전히 더 안락한 집을 꿈꾼다. 요즘은 바깥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도 무섭지 않고 집 주인과 부딪칠 일이 적은 아파트가 부럽다. 하지만 살고 싶은 집과 마을은 따로 있다. ▲ 논들은 동생 푸른산과 푸른내에게 초여름이면 수영장이 되고, 겨울이면 스케이트장이 되었다. 넓게 이어진 논들 사이에 덜렁 있던 두 집 중 한 집이던 그 집은 아빠가 어릴 적 논을 메우고 지었다는데, 메운 흙이 내려앉아서 논들과 높이가 같아져버렸다. 그래서 논에 물을 댈 때면 개구리 소리가 집을 크게 감돌았다. 그 논들은 동생 푸른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