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물샘’(최현희 교사의 별칭)의 단독저서가 나왔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막연히 페미니즘 교육을 주제로 한 것 아닐까 예상했는데 ‘회복 일지’라는 부제를 보고 더욱 반가우면서 한편 만감이 교차했다. 2017년 최현희 선생님은 학교 운동장을 남학생들이 전유하고 있는 문제를 말하며 페미니즘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인터뷰했다. 그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며 비난과 공격에 시달렸고, 몇몇 언론사의 허위보도가 더해져 혐오 세력으로부터 민원과 고발을 당하기에 이른다. 당시 나와 주변인들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사건을 지켜보며 ‘#우리에게는_페미니스트_교사가_필요합니다’ 해시태그 운동이나 관련 청원 캠페인 참여 등으로 희미하게나마 ‘연대’하고자 했다. 그리고 우리는 각자의 일상을 살아갔지만, 최현희 선생님은 몇 년간 무너진 ..
나는 몇 년에 걸친 시간 동안 온라인 커뮤니티를 경험하면서 깨닫게 된 바가 있다. 남성이 여성을 공격하는 글은 문제가 되지 않다가, 여성이 남성을 공격하는 글을 쓰면 낙인 찍히고 ‘남성혐오’가 된다는 것이다. 사실 꼭 남성과 여성의 구도만 그런 것은 아니다. 주류의 시선을 가진 사람들이 소수자를 비방하거나 억압할 때는 그것이 괜찮게 여겨지다가도, 소수자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주류의 논리를 비판하기 시작하면 그제서야 그것이 문제가 되곤 한다. 우리의 언어를 갖자, 페미위키의 시작 메갈리아는 2015년 말이 되자 커뮤니티 내부의 갈등으로 인해 유저 수가 급감했고, 여러 파생 커뮤니티가 있었지만 메갈리아만큼의 화력을 내지 못했다. 그리고 2016년 7월 말, 나는 몇 사람들과 함께 페미위키를 만들었다. 페미위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