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가정기본법 개정을 위한 국회 토론회에서 모인 목소리 얼마 전 동네 약국에서 조제약을 기다리다, 약사가 조금 큰 목소리로 어떤 노년 여성에게 약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걸 보게 됐다. 약사는 몇 번이고 반복해서 약 복용 방법을 알려주며 꼭 제 시간에 맞춰 챙겨 먹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었다. 약사의 “아셨죠?”라는 물음에 시원치 않는 대답이 나오자, 옆에 있던 다른 노년 여성 분이 “요즘 치매가 더 심해져서 그래”라고 설명해 준다. “집에서 챙겨 주는 분 없어요?”라는 물음엔 “아들이 있는데…. 전혀 관심 없어.”라는 답이 돌아온다. 알고 보니, 약을 받으러 온 분은 또래 친구 두 명과 함께였다. 그 친구들이 약사와 대화하며 환자의 상태를 설명했다. 약사가 “매일 제 때 꼭 먹어야 한다”고 신신당부하며 ..
2015년 봄, 대한민국 서울 잠실동, 택시 안 2014년에 성인이 되어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까지 미국에서 자란 나는 이제까지 두세 번 정도밖에 택시를 타본 적이 없다. 한국에서, 택시를 타는 즐거움과 불쾌함을 동시에 발견하게 되었다. 장점 -가격이 싼(편)! 엄청 빠르다! 택시 기사님께 빨리 가주세요! 서울역에서 10시 30분 기차 타야돼요! 라고 하면 택시 기사님은 마치 아침 드라마 속에 한 장면처럼 엄청난 속도로 밟는다. 그런 순간들에서 나는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와 교통법규를 조금은 느슨하게 지키는 택시 기사님께 감사한다. 유일한 단점이라고 한다면 밀폐된 공간에서 기사님으로부터 여러 가지 질문을 받게 되는 것인데, 처음 한국에 돌아왔을 때는 그것마저 한국어를 연습할 수 있는 훌륭한 기회라고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