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예멘 난민 549명(남성 504명, 여성 45명)이 제주를 찾아왔다. 낯선 존재들의 방문이 제주 사회를 두드린 거다. 그러자 이들을 경계하고 차별하며 구분 지으려는 이들이 목소리를 냈다. 예멘 난민을 둘러싼 오해와 편견도 금세 퍼져나갔다. 하지만 모두가 낯선 존재를 꺼렸던 건 아니다. 환대의 마음으로 손을 내민 사람들도 있었다.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존할 방법을 찾아나섰다. 야스민은 예멘 난민들 중 한 명이었다. 얼마 안 되는 여성 중 한 명이기도 했다. 남성들의 수가 많았던 탓에 이 여성들의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한국 여성을 위협하는 예멘 남성’이라는 난민 혐오 프레임에서도 예멘 여성들의 존재는 지워져 있었다. 이들은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한국 ..
[기획의 말] 페미니스트로 살고자 하는 국어 교사들이 모여 교실과 학교에서 성평등한 국어 교육을 펼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성평등 국어교사 모임’을 만들어 고민을 나누고 대안을 만들어 온 국어 교사들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이메일 주소 femi_literacy_t@naver.com 운동장에서 포옹한 죄 최근 이런 일이 있었다. 사무실에 앉아 뭔가를 하고 있었는데 다급히 학생 두 명이 교무실에 소환되어 혼나고 있었다. 큰 일이 일어났구나 싶었는데, 생각보다 이유는 싱거웠다. 점심시간, 운동장에서, 학생들과 교사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여학생과 남학생이 포옹을 한 죄였다. 사실 처음엔 웃음이 나왔다. 그러나 이내 ‘이게 이렇게 심각한 일인지’ 지도하는 교사에게 반감이 들었다. 나는 이것이 무슨 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