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말해주는 사회라면 [내가 만난 세상, 사람] 성폭력 그 이후의 삶(1) ※ 너울 님은 수기를 쓴 저자입니다. 한 해를 보내는 어느 겨울, 우리는 조용한 카페에 모여 앉았다. 서로 다른 배경에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지만, ‘성폭력 생존자’라는 이름으로 정기적으로 모이고 서로의 삶을 나누며 서로를 지지하는 관계를 맺어가고 있다. 2014년은 성폭력특별법이 만들어진 지 20년이 되던 해였다. 이제는 성폭력에 반대하지 않는 사람을 만나기는 어렵다. 오히려 성폭력은 진부한 이야기로 들리고 새로울 것도 없는 일로 취급 받는다. 우리에게 사람들이 던지는 가장 많은 질문 중 하나는 ‘이제는 조금 좋아지지 않았느냐’라는 것이다. 법이 만들어지고, 성폭력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변하고, 더..
내 삶에서 월세 하나가 사라졌을 뿐인데… 협동조합 모델의 잡지 편집자 ※ 2014년 는 20대 여성들이 직접 쓰는 노동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이 기획은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의 지원을 받습니다. [편집자 주] 고맙고 한편으로 안쓰러운, 3년 9개월 전 ‘나’ “야, 좋아하는 일 하면서 월급도 받고 진짜 잘됐다.” 취업했다는 나의 말에 친구가 이렇게 축하를 해준 지 어느새 3년 9개월이 지났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은 교육 잡지 편집자. 내가 다니는 직장은 협동조합을 모델로 운영되는 출판사이면서 교육운동단체의 성격도 지닌 곳이다. ▲ 격월간 잡지라 두 달에 한 번 꼴로 마감 기간이 있다. 교정지만 보면 잠이 솔솔 온다. © 은정 대학에 다니는 내내 마음 맞는 친구들과 교육 잡지를 만들면서 이 일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