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性)에 관한 출처 모를 ‘썰’과 우상숭배의 결과 릴레이 서평⑤ 김자아 그럼, 입으로라도 해줘 나는 첫 경험의 기억보다 첫 경험 ‘시도’의 패배감을 더 또렷이 기억한다. 언젠가 할 것이라면 당시 만나던 남자친구랑 빨리 해치워버리고 싶었던 20대 초반, 알코올의 힘을 빌려 빠르게 진도를 나가고 목표에 진입했다. 그런데 문득 내 위에 올라타 브레이크가 고장 난 머슬카처럼 혼자 날뛰고 씩씩대는 그의 모습에 불쾌감이 들어 술이 확 깼다.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거지? 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지? 하며 상황을 벗어나고 싶었지만 “그만해”라고 말할 수 없었다. 나도 불을 붙였으니 책임이 있다는 생각, ‘원래 성인 여성의 섹스란 이런 거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에. 내가 멈춰 세우면 그가 어떤 반응을 보일..
‘요즘 일 안하고 뭐하고 지내니?’[나의 알바노동기] 쓸모없는 존재라는 무기력 벗어나기 ※는 청년여성들의 가감없는 아르바이트 현장 경험을 기록합니다. “나의 알바노동기” 기획은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아 연재됩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돈이 없으면 몸이 고생하는 구나! 열다섯 살 무렵 내가 마치 새장에 갇혀 있는 새처럼 느껴졌다. 학교에서 “학생답게 공부를 열심히 해야 되고, 숙제도 잘해야 되고, 선생님 말씀도 잘 들어야 착한 학생이야”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들었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무조건 공부만 잘하고 선생님들이 정해준 ‘학생의 모습’대로 살면 나는 정말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숙제를 해오지 않으면 잘못한 거니까 맞는 게 당연하고, 성적대로 이동식 수업을 하는 게 당연한 공간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