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싼 카나파니의 소설을 다시 읽다 아부 까이스, 아싸드, 마르완. 팔레스타인 작가 가싼 카나파니(Ghassan Kanafani)의 단편집 에 실린 단편 「불볕 속의 사람들」의 주인공 이름들이다. 언뜻 보기에 낯설다. 아마도 그 낯섦은, 아랍소설을 국내에서 접하기 흔치 않다는 점을 알려주는 듯 하다. 하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쉽게 접어버리기 어려운 묵직한 감동을 지니고 있다. 마이클 윈터바텀의 영화 에서 소년은 런던에 가기 위해 지중해를 가로지르는 동안 배의 창고에서 견디는 지옥의 항해를 견딘 바 있다. 아부 까이스, 아싸드, 마르완 또한 돈을 벌 수 있는 쿠웨이트로 가기 위해 목숨을 걸고 여행을 떠난다. 가싼 카나파니 소설의 특징은 옮긴이가 지적하고 있는 바대로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최대한 숨긴 채 등장..
할아버지가 된 거장이 들려주는 작은동화 이후 4년 만에 미야자키 하야오의 신작이 우리 곁을 찾아왔다. 일흔을 바라보는 노감독이 내놓은 작품은 사람이 되고 싶은 물고기 ‘포뇨’와 다섯 살 소년 ‘소스케’의 이야기 다. 표면적으로는 ‘인어공주’식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줄거리 설명은 크게 의미가 없을 듯하다. 한쪽에서 스토리가 빈약하고 완결성이 떨어진다는 원성을 사고 있기도 하지만, 이 영화는 오히려 그런 설정과 이야기의 디테일을 일부러 팽개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상상과 환상, 그리고 꿈의 세계 감독의 전작들이 성인들에게 주는 메시지가 강한 영화들이었다면, 는 아이들 관객을 가장 앞에 놓고 만들어진 동화이다. “다섯 살 어린이가 이해하고 좋아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감독은 논리의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