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폭력 피해라는 트라우마(외상, 영구적인 정신장애를 남기는 충격)에서 살아남아 ‘생존자’가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는가? 는 철학을 전공한 여교수 수잔 브라이슨이 자신의 성폭력 경험과 치유 과정을 기반으로 자아와 외상, 기억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 책이다. 저자는 트라우마에 대해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 “트라우마는 예를 들어 ‘2,4,6, √-2…’ 또는 ‘2,4,6,!…’과 같은 수열에서 ‘√-2’나 ‘!’ 때문에 도저히 그 수열의 규칙을 알 수 없는 것처럼, 우리 삶의 연속 속에 ‘√-2’나 ‘!’와 같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건들을 불러들이면서 우리가 가졌던 삶에 대한 계획들을 산산조각 낸다.” 저자는 조깅을 하다가 갑자기 강간을 당해 거의 죽을 뻔했던 자신의..
▲디 디 브릿지워터 이 세기의 대표적인 코드를 ‘다원성’으로 정할 수 있다면, ‘낯선 것’을 향한 열정은 이 시대를 가로지르는 욕망이라고 생각해요. 가히 ‘마인드 트렌드’라고 할만하게 인정받지 못했던 것, 무시되었던 것에 대한 양적.질적 조명이 엄청나게 일어나는 시대이긴 하니까요. 더불어 국경, 인종, 성별, 계급 등의 기존 조건들을 초월하려는 야심들도 대단하지요. 정치적으로는 여전히 집단 간의 치열한 다툼과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천지지만, 일상에서 사람들은 머리 아프게 이것저것 따지기보다는 유행처럼 채식을 하고, 알려지지 않은 부족(혹은 민족)문화에 관심을 갖고, 성별 일반성의 룰을 깨는 패션에 즐거워합니다. 어떤 면에서, 이 시대의 다양한 문화를 향한 갈망은 문명의 팽창시점을 상기하게 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