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공지영이라는 작가를 좋아한다. 처음부터 이 작가를 좋아했던 건 아니었다. 젊은 날 나는 그녀를 막연히 질시했다. 글도 잘 쓰고, 예쁘기까지 한 여자가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는 것이 내심 배가 아팠다. 오래전 한겨레신문의 열혈구독자였을 때 읽었던 만 해도, 누구도 주목하지 않을 만한 인물을 참으로 잘 그려냈다 싶은 정도였지 큰 감동은 없었다. 그러다 몇 년 전 모 일간지에 연재되던 을 꼬박꼬박 챙겨 읽으며 비로소 그녀를 좋아하게 되었다. 삶 앞에서 어쩌면 그리도 치열할 수 있으며, 그토록 진솔한 작품세계를 구사할 수 있다니…. 비로소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한 여자를, 그 여자의 작품을 고깝게만 여겼던 내 안의 파시즘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뒤부터 작가 공지영이 좋아졌다. 그리고 2009년 여름을 뜨겁..
‘코시안의 집’을 방문했던 날 내가 안산에 있는 ‘코시안의 집’(외국인 이주노동자 가정과 자녀들을 지원하는 단체)을 방문했던 날은 한여름처럼 뜨거웠다. 더 미뤄서는 안 된다고, 이렇게 미루다간 결코 그 일을 할 수 없게 될 거라는 불안감으로 얼마 전부터는 마음이 내내 쫓기고 있었다. 프랑스에서 우파집권 후 겪은 차별의 경험 2003년, 박사 논문 마무리 단계에서 5년 반의 유학생활을 접고 돌연 귀국을 결심한 것은 매우 즉흥적인 일이었다. 나는 그 곳에서 차별을 참을 수 없었고, 참고 싶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한 순간이라도 모욕을 당하며 살고 싶지 않았다. 그러고 보면 내가 프랑스에서 지낸 바로 그 기간은 우파 집권기였지만 사회당 수상을 중심으로 내각이 구성되어 있던 시절이었다. 소수자들에게 좀더 유리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