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다] 박진창아가 만난 사람: 허은숙 제주옹기박물관 관장 ▲ 허은숙 제주옹기박물관 관장을 만나다. © 일다-박진창아 어느 계절이나 그 빼어남이 남다르지만 제주의 이삼 월은 꽃잎 통째로 툭 떨어져도 한 시절 후회 없어 보이는 동백과, 지천으로 피어나도 스스로 고귀함을 누릴 줄 아는 수선화 향기로 가득하다. 하얀 모자를 눌러쓴 한라산이 유난히 멀리 보이는 제주의 서남쪽 중산간 마을 대정읍 구억리. 그곳에서 동백나무 밑둥처럼 듬직한 포스를 뿜어내는, 옹기 만드는 허은숙님을 만났다. “개인적으로야 글 될만한 얘기가 없지만, 제주옹기를 알리는 일이라면 언제든지 응해야죠.” 이렇게 말하며 활짝 웃는 이 사람! “관장님, 어떤 사람인가요?” 묻자 돌아오는 대답은 “말 수 없고 조용한 사람”이라는데, 옹기 얘기를 시..
[일다] 고제량의 제주 이야기(2) 다랑쉬 오름과 다랑쉬 마을 [관광개발로 파괴되는 제주의 환경훼손을 막고 대안적 여행문화를 제시하는 생태문화여행 기획가 고제량님이 쓰는 제주 이야기가 연재됩니다. ‘관광지’가 아닌 삶과 문화와 역사를 가진 제주의 참 모습을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편집자 주] ▲ 제주 섬사람들은 오름을 의지 삼아 마을을 이루고 살아간다. © 고제량 오름이 있고 마을이 있다. 오름을 의지 삼아 마을을 이루고, 오름에 오르고 내리며 삶을 영위해 간다. 생이 다하면 섬사람들은 오름 위에 한 평 차지하고 누워 오붓한 산 담을 쌓아 죽은 자의 영역을 만들었다. 제주도 섬 안에 사는 사람들은 그렇다. 그렇게 섬사람들은 오름이 있어 비빌 언덕이 있고, 오름은 품어 안는 생명들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