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여성, 숨은그림 찾기(3) : 영화 블랙스완 “장애여성, 숨은 그림 찾기” 연재는 다섯 명의 장애여성들이 다양한 ‘매체 읽기’를 통해 비장애인, 남성 중심의 주류 시각으로는 놓칠 수 있는 시선을 드러내고자 합니다. – 편집자 주 은 뉴욕발레단원인 주인공 니나(나탈리 포트만)이 ‘백조의 호수’의 공연에서 주역을 맡게 되어 공연을 하기까지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몸을 지속적으로 단련시키고 몸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점이, 장애가 있는 내 몸과는 거리가 있기에 개인적으로 감정이입할만한 요소는 딱히 없었다. 게다가 전형적인 스토리와 이분법적인 형식으로 별로 긴장할 요소도 적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도 끝날 때까지 몰입하여 긴장을 놓지 못한 채 보았다. 경쟁의 주요한 자원, 섹슈얼리티 이 영화에서는 자신..
고윤정의 멘토 찾기(2) 여성주의 타로 연구자 장지유 며칠 전 사진수업에서 만난 혹자는 이걸 두고 알레르기의 한 종류인 것 같다고 했다. 뚜렷한 원인은 알지 못해도 일정한 패턴은 있는 것 같고, 해결책이 있다고는 하나 체질 개선 없이는 재발률이 매우 높은 점에서 어쩌면 진짜 그런지도 모르겠다. 우울증, 바로 요 놈 말이다. 때로는 몸살처럼 살짝 지나가기도 하나 때로는 몇 날 며칠 이불 뒤집어쓰고 끙끙댈 정도로 아프다. 심하다 싶을 때에는 ‘나는 왜 태어났나’는 근원적 질문에 답을 못 찾겠다는 어이없는 이유로 기약 없이 자책모드에 빠지기도 한다. 어쩌면 나의 지난 20대는 수시로 발병하는 우울증을 조금 더 긴 주기로, 조금 덜 아프게 맞이하고자 효험이 좋다는 온갖 처방을 해댔던 시기였는지도 모르겠다. 방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