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방, 아이의 얼굴, 아이의 물건 416 세월호 참사 기억 프로젝트 1. 아이들의 방 여기, 한 아이, 한 아이의 방이 있다. 그 바다, 한 배에서 죽었지만 아이들이라고 부르지 말고 한 아이 또 한 아이가 있었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그래서 바로 한 아이, 한 아이의 방을 사진작가가 찍고 그 기록을 지금 서울, 안산, 제주, 광주, 인터넷상에서 보여준다. 수학여행을 떠난 바로 그날의 방은 아닐지 모른다. 미처 정돈하지 못한 이부자리와 책상 위가 남겨진 게 아니다. 금요일에 돌아온다던 아이를 기다린 지난 1년 사이 어느 날의 기록이고, 는 앞으로 1년에 걸쳐 이 프로젝트를 더 진행할 것이다. ▲ 단원고 2학년 2반 한세영 ©기록: 조우혜 (2015년 2월 27일) 사진작가들은 한 달에 이십여 일 아이..
신사임당 동상 앞에서 이이효재 “조선조 사회와 가족” ※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읽고 쓰는 사람, 의 저자 안미선의 연재 칼럼입니다. –편집자 주 오랜만에 고등학교에 찾아가 할 말을 잃었다. 모든 것이 그대로였기 때문이다. 이십 년이 지난 세월이 무색하게 더욱 싱싱하고 원기 왕성했다. 건물에도 ‘싱싱하다’는 표현을 쓸 수 있다면, 하늘 아래 우뚝 선 그 위용은 기억보다 더 거칠 것 없었다. 이건 되레 당황스러울 일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쇠락하는 몸처럼 건물도 그렇다고 여겨 적당히 빛바랜 호젓함을 상상했는지 몰랐다. 그러나 학교는 수많은 졸업생을 배출하고도 붉은 벽돌에 이끼 하나 끼지 않았으며 양 옆에 신축 건물까지 거느리고 있었다. 그 아래에 서 있는 나는 작게 느껴졌다. 검은 재킷에 회색치마를 입은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