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신의 철학하는 일상]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추위가 누그러져 오랜만에 늦은 밤, 공원으로 산책길에 나섰다. 고층아파트 창문으로 새나오는 푸르스름한 불빛, 길가의 가로등이 내뿜는 주황색 빛, 상점들 간판의 현란한, 색색깔 네온사인 등으로 도시의 밤은 낮과는 또 다른 빛들로 가득하다. 이 빛 덕분에 감히 밤 늦게도 산책할 용기를 내게 되는 것이겠지만, 그 때문에 아쉽게도 별빛을 잃었다. 별빛을 포기한 대가로 도시의 불빛을 얻은 것, 아무래도 밑지는 거래인 것 같다. 저녁식사를 끝낸 후 공원길을 따라, 또는 하천을 따라 느긋하게 산책하다 보면, 하늘이 눈을 가득 채워오는 느낌을 받곤 한다. 날마다 변하는 달의 모양이 빛과 더불어 눈길을 끌고, 달빛에서 눈을 돌려 별을 찾아 하늘을 훑어 내린다. 도시의 빛..
[이경신의 철학하는일상] 행복한 공간에 대한 소망 한기는 집안으로 더욱 웅크려 들게 한다. 실내에서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다 보니, 온갖 물건들이 흩어져 무질서가 극에 이른다. 추위를 핑계로 창문도 잘 열지 않아 먼지가 쌓여가는 데다, 여기저기 물건까지 쏟아져 나와 있으니 제대로 청소하기도 힘들다. 더 이상 참지 못해, 복잡한 공간 속에서 질서 찾기를 시작했다. 이미 포화상태이지만, 작은 가구들을 요리조리 옮기고 쌓고, 물건을 재배치하니, 그나마 숨통이 트인다. 그래도 선비장과 밥상은 둘 곳을 찾지 못해 ‘아름다운 가게’에 기증했다.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집의 필요 지금의 집에 산 지도 벌써 8년째다. 성인이 된 후, 같은 집에서 이렇게 오래 지내는 것도 처음이다. 대개는 한두 해마다 이곳 저곳을 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