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찮은 그녀들의 이야기] 손 없는 색시 옛이야기에는 여성이 일생 동안 겪을 수 있는 가부장제 폭력의 수많은 사례가 있다. 는 부모로부터 끔찍한 학대를 겪고 살아남은 여성의 생존기다. 아버지가 딸의 손목을 작두로 댕강 자르는 대목에서는 몸이 오그라든다. 이렇게 피가 철철 흐르는 이야기가 지금까지 이어지는 것은 가족제도의 폭력성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 잔혹한 이야기 속에는 세 명의 어머니가 있다. (한국구비문학대계 1983년 대구 김음전의 이야기) 처음 등장하는 어머니는 주인공의 계모다. 옛이야기에서 계모는 생모가 아니라기보다 모성의 다른 면을 나타낼 때가 많다. 어머니는 체액인 젖을 주고, 똥오줌을 비롯한 가장 내밀한 몸의 비밀을 공유하는 최초의 타인이다. 그러므로 모든 인간의 첫사랑은 ..
남미 에콰도르 헌법재판소 판결로 변화의 물꼬 틀까 라틴아메리카의 임신중지 비범죄화 운동은 긴 역사가 있다. ‘안전하고 합법적인 임신중지를 위한 국제 행동의 날’(International Safe Abortion Day)로 알려진 9월 28일은 1990년, 라틴아메리카-카리브 제국에서 전개된 임신중지 비범죄화를 위한 9월 28일 캠페인(Campaña 28 Septiembre)에서 유래한다. 오랫동안 이 지역 여성들과 페미니스트들은 투쟁을 해왔지만, 임신중지가 완전히 비범죄화된 나라는 매우 적고, 조건부로 ‘일부 임신중지를 허용’한 나라가 몇 개국 있는 정도다. 2017년 남미 에콰도르로 이주하여 현지 예술계와 소통하며 페미니즘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이와마 카스미 씨가 최근 격렬해진 에콰도르의 ‘임신중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