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함’이라는 우표를 붙여 쓰는 편지 친족성폭력 생존자 16인의 이야기 “제가 나에 대해서 숨길 때는 아무한테도 도움을 받을 수 없는 거죠. 그래서 너무 힘들었어요. 새아빠에게 계속 당하고 있는데 나는 이것을 너무 부끄러워하고 오픈할 수 없으니까 계속 당하게 되고, 의지하거나 도움 받을 수 있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죠. 그런데 저에 대해서 열고, 말을 하고, 창피해 안 하려고 하고 그러니까…. 제가 오히려 이걸 말해서 저를 살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피해자가 당당해져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편견이 있기 때문에 그 정도는 아닌 것 같고요. 그런데 좀 이런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당당해지자.” - 중에서 ‘친족성폭력’. 미간을 좁히고 고개를 돌리고 리모컨을 찾게 하는 말.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성폭력의 ..
‘내가 살던 집들’에 안부를 묻다 송경동 시집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읽고 쓰는 사람, 안미선이 삶에 영감을 준 책에 관해 풀어내는 “모퉁이에서 책읽기”. 한국여성민우회 블로그 ‘민우트러블’에도 공동 게재됩니다. '내 집'이라고 애지중지했던 자리들 가을이면 있던 자리에서 뽑혀나가 하염없이 부유하고 싶다. 땅을 밟고 바지런히 돌아다녀도 싹트지 않는 발바닥의 뿌리, 한곳에 정주하지 못한 마음도 그렇다. 지나간 집들을 돌이켜본다. 2년씩, 길어봤자 3, 4년씩, 내 집이라고 애지중지하던 자리들을 모자이크 맞추듯 죽 이어본다. 스무 살, 서울에 처음 올라와 대학교 앞에 있는 반지하방에 살았다. 반지하방이 영 낯설었다. 자고 나면 등이 푹 젖고, 어두컴컴해 항상 불을 켜두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