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진의 교육일기] 자유로움과 엄격함 사이 ‘긴장’ 유지하기 “선생님, 지훈이 땅바닥에 누워서 호빵 사달라고 땡깡 부리고 있어요.” 수업 30분 전, 성원이가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지훈이 보고부터 한다. 그리고 몇 분 뒤, 지훈이가 입이 삐죽 나와 도착했다. “지훈아! 호빵은 얻어 먹었어?” “아니요!” 그러고는 성이 다 안 풀렸는지, 책상 밑에 벌렁 눕는다. “고마워. 방바닥 더러운데, 지훈이가 걸레질을 해주네.” 지훈이는 방바닥이 더럽다는 말도 크게 괘념치 않고 그렇게 누워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함께 공부하는 현준이가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시간은 아직 많이 남아, 나는 내 할 일을 하고, 성원이는 그림을 그렸다. 지훈이 어머니와 지훈이 이야기를 나눈 지 여러 달이 지났다. 나는 그때, 너무 자유롭게..
며칠 전에 본 재난영화 속의 두 장면이 내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다. 터져 나오는 용암이 불비로 쏟아져 내리는 가운데 희열로 가득 차 죽음을 맞는 광인과, 거대한 산도 거침없이 집어삼키는, 무시무시한 해일이 밀려오는 중에도 담담히 생을 접는 노승. 두 사람은 다가오는 죽음을 피하려 하지 않았다. 한 사람은 도취되어, 또 다른 사람은 초월한 듯 죽음을 받아들인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말이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나의 죽음 우리는 누구나 죽는다. 그 사실을 알지 못하는 이는 없다. 다만 실감하지 못하며 조금이라도 그 시간을 뒤로 미루길 바랄 따름이다. 생명체인 이상 그 생명을 보전하려는 욕구는 지극히 자연스럽다. 하지만 인간이 다른 생명체와 다른 점 가운데 하나는 바로 죽음을 생각하고, 죽음을 준비할 수 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