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언제든 죽을 수 있다는 불변의 진리
내일 일을 누가 알겠나? 부처님 오신 날, 만날 사람이 있어 친구와 오대산 월정사를 찾았다. 지난 겨울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기다리는 동안 떨어지는 빗방울을 피해 우산을 받쳐들고, 목도리도 동여매고 옷깃도 꽉 여민 채 절 마당을 서성거렸다. 잔뜩 찌푸린 저녁 무렵이었지만, 절 안은 마당 가득 매달려 있는 색색의 연등들로 오히려 봄꽃이 만발한 듯 화사하기만 했다. 그 사람은 월정사의 중심이라는 팔각구층석탑 앞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만나자마자 인사를 건네면서 난 그의 안색부터 살폈다. 다소 지쳐 보였지만, 작년 겨울보다 더 나빠 보이진 않았다. 작년 겨울에 이곳을 떠나면서 올 봄에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하긴 했지만, ‘과연 살아서 서로 만날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이 들곤 했다. 벌써 2..
경험으로 말하다/이경신의 죽음연습
2009. 5. 15. 1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