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처에 감시의 눈이 있다. 횡단보도 앞에 서 있거나 공원에서 쉬는 동안에도, 아파트 입구를 들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는 동안에도 CCTV는 쉬지 않고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집 밖을 나서는 순간부터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은 카메라의 감시대상이다. 항상 누군가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어 안심이 된다기보다 오히려 불편하고 불쾌하다. 안전을 감시시스템에 맡기는 사회 몇 년 전 아파트 동 대표를 할 당시, 엘리베이터에 CCTV를 설치하자는 안건이 올라왔다. 엘리베이터를 타는 어린이나 여성이 폭력에 노출되는 것을 막자는 것이 이유였다. 이 안건에 반대한 동 대표는 단 한 사람이었는데, 그 이유는 ‘사생활 침해’라는 것이었다. 나도 그 의견에 공감했지만, 어린이와 여성의 안전이 염려스러워 감히 반대하지는 못했다. 안건은..
나는 공지영이라는 작가를 좋아한다. 처음부터 이 작가를 좋아했던 건 아니었다. 젊은 날 나는 그녀를 막연히 질시했다. 글도 잘 쓰고, 예쁘기까지 한 여자가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는 것이 내심 배가 아팠다. 오래전 한겨레신문의 열혈구독자였을 때 읽었던 만 해도, 누구도 주목하지 않을 만한 인물을 참으로 잘 그려냈다 싶은 정도였지 큰 감동은 없었다. 그러다 몇 년 전 모 일간지에 연재되던 을 꼬박꼬박 챙겨 읽으며 비로소 그녀를 좋아하게 되었다. 삶 앞에서 어쩌면 그리도 치열할 수 있으며, 그토록 진솔한 작품세계를 구사할 수 있다니…. 비로소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한 여자를, 그 여자의 작품을 고깝게만 여겼던 내 안의 파시즘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뒤부터 작가 공지영이 좋아졌다. 그리고 2009년 여름을 뜨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