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사상을 공부하는 박선예 선예를 처음 만났던 3년 전, 아무리 봐도 그는 대학 새내기로 보이지 않았다. 성숙한 외모뿐 아니라, 조용조용한 말투에서도 어른스러움이 묻어 나왔다. 아니나 다를까. 선예는 좀 가벼워지라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많이 듣는다고 했다. 선예를 아는 이들은 그의 어른스러움을 부러워하기도 하고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조금은 발랄하고, 조금은 철없는 20대 여대생처럼 살아도 좋으련만…. 그러나 그의 어른스러움은 하루 이틀에 만들어진 것은 아닌 듯했다. “언니 둘, 오빠 하나 있는 막내딸이에요. 아주 어렸을 때는 집안의 귀여움을 많이 받고 자랐는데…. 제가 미처 철도 들기 전에 언니와 오빠는 다들 절로 출가해버렸어요. 어렸을 때 일이라서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어린 마음에 많이 상처를 받았..
프랑스 남녀동수법 파헤친 2002년 6월 하원선거가 치러지던 때 난 프랑스에 머물고 있었다. 당시 좌파는 40%, 우파는 20% 정도의 여성후보자를 내세울 것이며, 여성후보자가 50%에 미치지 못하는 정당은 정부보조금을 삭감당하게 될 거라는 기사를 접했을 때, 난 솔직히 여성 입후보자가 많아 좀 놀랐다. 프랑스 언론은 거대 정당들이 보조금을 포기하면서까지 남녀동수 후보를 내지 않은 것에 대해 비판의 잣대를 들이댔지만 말이다. 비록 선출된 여성대표가 아니라 출마한 여성후보자와 관련된 법일 뿐이지만, ‘남녀동수법’(Parité), 더 분명히 말하자면 ‘남녀동수공천법’을 통과시킨 프랑스에 대해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남녀동수 운동, 국가주권 개념의 위기에서 탄생 미국 역사학자 조앤 W. 스콧의 책 는 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