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교육에 열을 올리는 어른들을 보며 남미 화가 보테로(Botero) 전시회가 끝나가고 있던 터라 짬을 내 지난 주 일요일에는 전시회에 다녀왔다. 방학이 끝났는데도 일요일이어서 아이들이 제법 많았다. 평일이었다면 좀더 쾌적한 상황에서 그림을 관람할 수 있었겠지만, 통 시간을 내지 못했다. 그래도 전시 끝 무렵이라 그런지 관람이 힘들 정도로 사람이 붐비지는 않았다. 그렇게 그림을 구경하고 있는데, 한 젊은 여성이 서너 살 가량의 어린 꼬마를 안고 옆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어린아이는 그림보다도 전시공간을 채우고 있는 사람들에게 더 관심을 보이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저 어린아이가 뭘 알까마는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를 주지 않는다면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아이를 바라보았다. 얼마 전, 고흐의 밤 풍경이..
시골로 내려간 둘란 언니 이야기 “내가 이런 곳에 살았던 적이 있었나… 싶네.” 오랜만에 일이 있어 서울에 올라온 둘란 언니와 홍대 앞을 걷고 있었다. 밀치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이리저리 느린 걸음으로 피한다고 피하면서 둘란 언니가 흐흐 웃는다. 그도 그럴 것이 서울서 대학 다니고 잡지사 기자로, 홍보회사 카피라이터로 뾰족구두 또각또각 소리 내며 걸었던 생활이 10년이 넘었으니, 지금 생활은 그로부터 너무도 까마득해 웃음이 날 정도긴 하다. 10년 전과 지금, 바뀐 삶터와 세계관 둘란 언니는 충남 홍성에 산다. 남편이랑 아들 둘이랑 같이. 그런데 이 남편 만난 사연이 각별하다. 서울깍쟁이 다 된 둘란 언니가 잡지사 기자로 있을 때, 서산에 어떤 화가부부를 취재하러 갔더란다. 달려 들어가고 싶을 만치 멋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