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에 포기한 동화를 읽으며 보낸 연휴 배가 골풀 옆을 미끄러져 지나갈 때에 안감힘을 써서 아름다운 골풀을 많이 따긴 했지만, 앨리스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는 늘 더 예쁜 골풀이 있는 것이, 꼭 약이라도 올리는 것 같았다. (앨리스는 '일부러 그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앨리스는 고집스럽게 멀리 떨어져서 돋아 있는 골풀들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가장 아름다운 것들은 늘 더 멀리 있네!" -루이스 캐럴 중에서 초등학생일 때, 읽다가 던진 가 궁금해진 것은 정말 뜬금없이 든 생각이었다. 어린이 철학프로그램이나 독서프로그램을 위해 동화책은 꾸준히 검토하고 있지만, 프로그램 계발과 상관없이 동화가 읽고 싶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읽고 싶은 것이 어린 시절에 읽다가 포기한 동화책이라는 것에 나 ..
이경신의 철학하는 일상 지난 주말부터 기력이 소진되어, 조금씩 나아지곤 있지만 회복되지 않고 있다. 신체의 리듬이란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이니, 활력이 줄어들었다 해서 놀라울 것은 없다. 다만, 몸 상태에 따라 일상을 조절해나가려면 ‘여유’가 필요하기 때문에, 평소에 대비해두는 지혜는 필요한 것 같다. 그나마 이렇게 기운이 없고 무기력할 때에조차 책은 읽을 수 있어 다행이다. 여백이 많은 책을 선택하자 물론, 집중력이 떨어져 일하듯 독서하지는 못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설렁설렁 책장을 넘길 뿐이다. 당연히 이런 식으로 책을 읽으면 내용을 잘 기억하기 어렵다. 하지만 정보를 구하기 위해 책을 펼쳐 든 것이 아니니까,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놀이 삼아, 휴식 삼아 책을 읽을 때는 활자를 자유롭게 따라가다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