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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성폭력 가해자 교육, 효과 크다 | |||
아동성폭력, 안전하지 않은 사회② | |||
[여성주의 저널 일다] 박희정 | |||
성폭력의 확산을 막고 가해자의 재범률을 떨어뜨리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10대 성폭력 가해자들의 경우에는 교정교육이 큰 효과를 발휘한다는 경험적, 실증적 연구가 뒷받침되면서,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이들을 위한 전문화된 치료기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폭력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재범 부추겨 채숙희 광주여성의전화 부설 상담소장은 그동안의 상담결과를 바탕으로, 아동과 십대 대상의 성폭력 가해자 교정교육이 큰 힘을 발휘한다고 말한다. 지난 16일 열린 2008 경남세계여성인권대회의 성폭력 분과 워크숍에서, 채 소장은 2007년 광주에서 있었던 여중생 집단성폭력 사건의 가해자들에 대한 교육사례를 발표했다. 소년원에 입소한 고교생 가해자들에게 10일 동안 20시간의 교육과 두 번의 개인상담을 실시했는데, 처음에는 억울한 감정을 호소하던 가해학생들이 점차 자신의 행동이 심각한 범죄라는 것을 알게 되고 뉘우치게 되었다고 한다. 진심으로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되면 같은 행위를 반복하지 않게 된다는 점에서, 10대 가해자 대상 교육은 꽤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채숙희 소장은 특히 성폭력 문제에 있어서 “우발적, 충동적”이라는 표현이 많이 등장하는데, 그것은 범죄발생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지 않다고 못박았다. 성폭력가해자의 부모와 선생님 등 주위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성폭력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면, 가해자가 재범의 길로 빠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부모나 교사가 ‘남자가 그럴 수 있지, 여자애가 한심한 아이다’ 등의 말로 (성폭력)가해자를 감싸게 되면, 가해자는 자신의 행동이 범죄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재수없어 걸려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아동가해자에 대한 전문화된 치료기법 도입되어야
이 교수에 따르면, 아동가해자들의 경우는 학교폭력의 연장으로 성폭력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고, ADHD(과잉행동장애증후군)와 같은 신경학적 문제를 보이는 경우가 많은 등 성인범죄와는 다른 특성이 있다. 또한 신체발달이 함께 이루어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영국의 경우에는 “통제력을 관장하는 전두엽 기능의 발달을 돕는 불포화 지방산을 먹이는 영양치료도 함께 병행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수정 교수는 이를 참고하여, 2006년 평택에서 있었던 집단성폭력 사건의 가해자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했다. 가해자들을 8명씩 두 그룹으로 나누어 교정교육과 함께, 한 쪽 그룹에는 영양치료를 병행했다는 것. 그 결과 영양치료를 병행하며 가해자교육을 실시한 쪽이 교정효과가 더 높았고, 부모들도 양육에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행동의 변화가 쉬운 시기를 놓치지 마라 미국의 사례를 보면 성인가해자에 대한 교육은 십대들에 비해 교정효과가 미미하다. 이 교수는 그러나 성폭력 재범을 막기 위한 관리감독 차원의 효과는 노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즉, 만성화된 성인범죄자에 대해서는 감시감독 체제를 구축하고, 변화의 가능성이 큰 십대들에게는 적극적으로 성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하는 이원화된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현장에서 성폭력가해자 대상 교육을 실시해온 채숙희씨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40대 이후의 성인 가해자 교정프로그램은 의식의 변화를 느끼기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아동성폭력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임을 인정한다면, “사회비용 측면에서도 아동과 십대들에게 교과과정에서 성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요청했다. 교육을 통해 행동의 변화가 보다 쉬운 시점에서, 사회적 개입이 들어가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이야기다. |
2008/09/10 - [사회] - 학생성폭력, 교육자의 역할을 묻는다
2008/09/10 - [사회] - 학교성폭력, 언제까지 묻어버릴 텐가
2008/07/30 [09:45] 여성주의 저널 일다 ⓒ www.ilda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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