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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개혁이 필요해] 투표권을 잃은 사람들①

 

※형식적 투표권이 있으면 누구나 투표를 할 수 있다고 여겨지지만, 투표소까지 직접 가서 이를 수행한 실질적 권리는 모두에게 보장되어 있지 않다. 법적 성별과 성별 표현이 다른 트랜스젠더, 적합한 공보물과 투표 시설을 안내 받을 수 없는 발달장애인, 투표소까지 이동할 수 없는 시설 거주인, 투표소에 가려면 너무 많은 절차를 거쳐야 하는 지역의 교통약자, 선거일에 유급휴일을 보장받을 수 없는 5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 등. 이들에게 투표는 큰 벽이다.

 

6.1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맞아, 거대 양당 중심의 기울어진 한국 정치 지형을 바꾸고자 선거법 개혁 운동을 해온 녹색당이 ‘투표권을 잃은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연속 4회 인터뷰를 기획했다. 녹색당의 지방선거 공직 후보자가 투표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에게 대화를 청했다. 거주지에서, 일터에서, 투표소까지 이동하는 길 위에서 박탈당하는 투표권의 문제에 대해 당사자의 목소리를 듣고 기록했다. [기록자: 보코]

 

▲ 김유리 녹색당 서울 은평구의원 후보(아 선거구: 구산동, 대조동)가 김기백(오른쪽), 남태준(가운데) 피플퍼스트 성북센터 활동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바다 보조 활동가(우측에서 두번째)의 도움을 받았다. ©녹색당

 

-인터뷰어: 김유리(녹색당 서울 은평구의원 후보)

-인터뷰이: 김기백, 남태준(피플퍼스트 성북센터 활동가) 조바다(보조 활동가)

 

지난 3월에 치러진 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발달장애인의 공직선거에 대한 정보 접근권 보장을 위한 차별구제 청구소송'이 있었다. 기백, 태준 활동가가 속해있는 피플퍼스트 성북센터를 비롯해 7개 단체로 구성된 ‘장애인 참정권 보장을 위한 대응팀'이 제기한 소송이다. 법원은 ‘강제조정’ 결정을 했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모든 장애유형에 투표보조를 허용한다고 지침을 변경했다.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발달장애인에 대한 투표보조 지침이 삭제된 후, 소송 끝에 약 2년 만에 되찾은 지침이다. 하지만, 대선에서 여전히 발달장애인의 투표보조를 거부한 차별 사례가 전국에서 속출했다.

 

피플퍼스트(people first)는 발달장애인 권리옹호운동을 가리키는 말이며, 한국에서도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이 모여 2016년 11월 한국피플퍼스트를 출범시켰다. 피플퍼스트 성북센터에서 참정권 운동을 하고 있는 기백, 태준 활동가에게 녹색당 서울 은평구의원으로 출마한 김유리 후보가 만남을 청했다. 은평구는 서울에서 장애 인구가 3번째로 많은 자치구다. 김 후보는 ‘15분 동네’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데, 학교, 시장, 직장, 공원과 같은 주요 시설에 자전거나 도보로 15분 이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도시계획이다. 특히 장애인의 보행권을 가장 중요하게 꼽고 있다.

 

▲ 지난 5월 9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대통령선거 시기 발달장애인 참정권 차별에 대한 집단진정 기자회견이 열렸다. 김기백, 남태준 활동가도 피켓을 들고 참여했다. ©피플퍼스트 성북센터

 

김유리(이하 유리): 은평구 구의원 녹색당 후보자 김유리입니다. 은평구 구산동에는 장애복지법인과 시설, 학교, 병원, 재활시설 등을 중심으로 은평구 내에 가장 많은 장애인구가 거주하고 있어요. 구산동과 인접한 갈현2동에는 은평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있는데, 이곳을 중심으로 ‘탈시설’ 운동이 전개되고 있지요. 장애 의제가 중요한 지역인 만큼, 저의 첫 번째 공약 ‘15분 동네’는 장애인의 보행권을 보장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어요. 제가 장애 의제를 두루 살피고 있지는 못하다는 점을 미리 밝히며, 피플퍼스트의 제안과 당사자들의 경험을 듣고 배우고 싶어서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김기백(이하 기백): 피플퍼스트에서 참정권과 관련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피플퍼스트 성북센터는 작년에 개소했고요. 저는 그때부터 쭉 활동하고 있습니다. 참정권, 권리 옹호, 탈시설, 그리고 장애 차별 이슈에 항의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남태준(이하 태준): 저는 인권 운동을 하고 있고요. 관련한 집회가 열리면 전부는 아니더라도 최대한 참여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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