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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시대의 정치! 독일 녹색당 이야기]①

 

※ 기후변화와 후쿠시마 원전사고,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정당’으로 떠오른 독일 녹색당. 올해 9월 있을 연방선거에서 창당 40년만에 최초로 총리를 배출할 것인가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환경만이 아니라 페미니즘과 다양성, 반식민주의와 열린 사회를 향한 정치를 추진해온 독일 녹색당 이야기를, 독일에서 지속가능한 삶과 녹색정치를 연구하고 있는 김인건, 박상준, 손어진 세 필자가 들려준다. [편집자 주]

 



▲ 최고로 더운 여름 날씨를 겪고 있는 유럽. 고온, 한발과 같은 기상이변은 유럽 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 문제가 되었다.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출처: BBC)

 

팬데믹 상황에서 맞이한 독일의 여름. 6월 마지막 주말은 37도까지 올라 무더위에 마스크까지 쓰려니 쉽지 않았다. 지난 몇 년 동안 유럽 전역에서 유례없는 고온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데, 작년 여름 프랑스는 42.6도, 벨기에 41.8도, 독일 40.8도 등으로 무척 더운 7월을 보냈다. 여기에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창궐한 것이다.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UN, WHO, WWF의 많은 과학자들과 전문가들이 신종 바이러스의 확산이 기후변화와 연관된다고 말하고 있다. 기온 상승에 따라 병원균의 전파와 변형이 촉진되고, 화석연료 채굴과 토지와 물, 해양 파괴, 폐기물 배출은 생태계 및 환경을 파괴해 인간이 인수공통감염병에 노출될 위험성을 더욱 증가시켰다는 것이다.(가디언 2020)

 

세계로 확산된 15세 기후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일인시위

 

2019년 11월 유럽연합(EU)은 폭염, 집중호우와 같은 극단적인 기후변화는 인간은 물론이며 생태계를 위협하는 전지구적인 위기라며 ‘기후위기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어 2050년 기후 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유럽 그린딜> 정책을 발표했다.(2019.12)

 

그에 앞서 유럽연합 국가들 중 가장 선도적으로 기후정책을 펼치고 있는 독일은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 55% 감축’을 목표로 ‘2038년까지 독일 내 석탄화력발전을 끝내겠다’는 탈석탄 계획을 담은 <기후보호 프로그램 2030> 정책을 발표했다.(2019.9)

 

독일을 비롯한 유럽국가가 이같은 기후보호 정책을 펼치는 배경에는 스웨덴 스톡홀룸에서 15세의 그레타 툰베리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있었다.

 

2018년 8월, 스웨덴 환경운동가인 그레타 툰베리는 기후보호를 촉구하며 매주 금요일 등교를 거부하고 스톡홀룸 의회 앞에서 일인시위를 시작했다. 그레타의 ‘기후보호를 위한 학교파업'이 알려지면서, 전세계적으로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 for Future, FFF) 시위로 확대되었다. 지금까지 7천5백개 도시에서 1천4백만 명 이상이 기후시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 2019년 7월, 베를린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금요일’ 시위에 참여했을 때의 모습. 이날 시위에는 그레타 툰베리가 와서, 필자를 포함해 3천여명의 사람들을 격려했다. 툰베리는 ‘우리는 재앙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세대’라며, 자신과 끝까지 함께 해달라고 말했다. (사진: 손어진)

 

유럽국가 중에서도 적극적으로 기후정치와 기후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독일은 툰베리가 연대할 수 있는 좋은 파트너다. 독일에서는 2018년 12월부터 ‘미래를 위한 금요일’ 시위가 시작됐다. 2019년 9월, UN 기후 정상회의를 앞두고 일주일 간  열린 총파업 시위에는 독일 전역의 약 6백개 도시에서 총 140만 명이 참여해 세계 정상들에게 기후보호를 위해 더 적극적인 대안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당시 그레타는 UN 기후 정상회담에 참석해서, 세계 정치 지도자들을 향해 ‘당신들은 우리의 꿈과 어린 시절을 훔쳤으며, 정치는 돈과 경제성장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2019.9.23)

 

이후 베를린을 방문한 툰베리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만나 “용기 있는 대응으로 기후위기 해결을 주도해달라”고 호소했다. 또한 “유럽연합(EU) 정부 대표들이 ‘기후위기를 진정한 위기’로 다룰 것과,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를 중단할 것, 구속력 있는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확정할 것”을 요구하는 공개 서한을 전달했다.

 

하지만 ‘기후총리’라고 불리는 메르켈도, 유럽 그린딜을 발표한 유럽의회도,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진정성 있는 행동을 하고 있지 않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유럽연합과 독일정부의 “2038년까지 석탄에너지 폐기, 205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는 너무 늦다고 지적한다.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석탄에너지 폐기, 2035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실현, 2035년까지 탄소 중립”을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기후위기 재앙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세대’의 선택

 

2019년 7월 베를린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금요일’ 시위에는 그레타 툰베리도 참석했는데, “우리는 재앙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세대”라며 자신과 끝까지 함께 해달라고 말했다 시위에 참여하는 많은 청소년들은 툰베리의 말처럼 자신들이 기후위기 재앙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세대임을 자각하고 있다.

 

▲ 2019년 7월, 베를린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금요일’ 시위에서 자전거를 타고 참여한 참가자의 모습. 시위에 참석한 사람들은 독일 정부가 2038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려는 것도 너무 늦다는 입장이다. (사진: 손어진)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의 발병과 확산이 기후변화와 뗄 수 없는 문제이기에,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미래를 위한 금요일’ 시위는 멈출 수 없다. 작년 한해 온라인으로 시위를 이어갔던 독일 미래를위한금요일 그룹은 오는 9월 24일 전세계 기후위기 총파업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동시에 독일은 오는 9월 26일, 16년간 장기집권을 한 메르켈의 뒤를 이를 총리가 결정되는 총선을 앞두고 있다. 40세의 여성 정치인 아날레나 베어보크(Annalena Baerbock)를 총리후보를 지명(남성 공동대표인 로베르트 하벡과 합의를 거쳐 베어보크를 후보로 결정하고,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696명[전체 대의원 710명] 중 678명의 동의를 받음)한 녹색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다투며 창당 이래 최초로 총리를 배출할 것인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독일 녹색당은 작년부터 정당 지지율에서는 사민당 지지율을 따라잡아 2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 5월과 6월 사이에는 기민/기사련을 제치고 정당 지지율 1위, 총리후보 지지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베어보크 총리후보에 대해 미신고 소득 문제와 표절 시비가 제기되어 총리후보를 하벡으로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있었지만, 이에 베어보크는 정면으로 해명했고 하벡과 녹색당은 총리후보를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공식 표명했다.

 

기후위기에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오래된 정치는 그레타 세대와 같은 새로운 정치적 세대의 등장을 이끈 셈이다. 이 새로운 세대들이 녹색당에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은, 기후위기 시대에 자신들을 구할 미래의 대안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독일인의 77%가 기후위기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그 중 60%는 ‘그렇기 때문에 정권이 바뀌어야 한다’고 응답했다.(슈피겔 2021)

 

[필자 소개] 손어진. 정치학을 전공했고, 베를린에서 독일/유럽연합의 R&D 정책분석 일을 하고 있다. 움벨트(Umwelt) 모임 소속으로 독일 녹색당 싱크탱크인 하인리히 뵐 재단 자료도 번역한다. 독일 녹색당의 정치적 역동을 경험하고 싶어 독일에 왔으며, 베를린의 녹색정치, 환경, 여성, 이민자 영역에서 다양한 만남을 통해 존재의 확장을 경험 중이다. 곧 파리로 이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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