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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이혼서류를 받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

<귀환 이주여성을 만나다> 몽골 여성들의 ‘끝나지 않은 이혼’


몽골을 방문해서 한국인 남편과의 결혼으로 이주했다가 다시 귀환한 일곱 명의 귀환 이주여성들과 한 명의 자녀를 인터뷰하였다. 이 여성들과 인터뷰한 내용을 결론부터 말하면, 이들에게는 ‘법률상으로 이혼’ 문제를 깨끗이 정리하는 게 시급한 문제였다. 몽골에 다시 돌아와 산 지도 꽤 오래되었는데, 이 몽골 여성들은 ‘법적으로 아직도 한국 남편과 이혼이 끝나지 않아서, 법적으로 이혼이 종료’되는 것을 원하고 있었다.


서류상으로 이혼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몽골에서 살아가는 데 곤란을 겪고 있는 N씨의 사례를 중심으로 귀환 이주여성들이 처한 상황을 살펴보기로 하자.


▲ 우리 조사팀은 귀환 몽골여성들의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몽골국가통계청에도 방문했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22살 나이에, 44살의 남편 말만 믿고 온 한국


N씨는 2005년에 한국인 남편과 결혼을 해 한국에 입국해서 살았다. 그러나 남편 가족의 감시와 통제에 시달리다가 결혼 1년 만에 몽골로 귀환하였다.


N씨는 몽골에서 한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한 친구가 “너 대학 졸업하는데 지금 할 일도 없고 하니까, 내 남자친구(한국인) 친구가 이번에 여기 오는데 한번 만나보고 결혼도 생각해봐. 한국에 가면 그 사람이 학교도 보내주고 다 해준다”고 이야기했다. 친구는 당시 결혼중개업소를 하는 한국인 남성과 사귀던 중이었다.


N씨는 친구가 주선한 자리에서 한 남자를 소개받았다. 그때 나이가 22살이었다. 학업을 더 계속하고 싶었던 N씨는 ‘정말 공부시켜주고 학교 다니게 해주면 당신과 결혼하겠다’고 말했다. 그 남자는 ‘오케이’했다. 그 말만 믿고 결혼을 했다.


당시엔 남편이 될 사람의 나이도 물어보지 못했다. 막상 결혼하고 보니 22살인 본인보다 22살 많은 44살이었다. 결혼 후 5개월 있다가 비자가 나왔고 한국에 입국했다.


N씨는 자신의 결혼에 대해 한마디로 “사기 결혼”이라고 말했다.


“한국에 와보니 처음에 얘기했던 것과 달랐어요. 원래는 화물차 운영 사업을 한다고 했어요. 자기가 사장이고 직원 몇 명 있다고 했는데. 그냥 자기 화물차를 운전하는 사람이었어요. 집도 없이 원룸을 얻어 생활하고 있었어요. 나한테 핸드폰도 안 주고. 엄마에게 연락을 해드려야 하는데 전화도 못 하게 했어요. 2주 지나서 내가 집에 전화해야 한다고, 엄마랑 통화해야 한다고 조르니까 한번 하게 해주고. 또 2주 동안 연락을 못 하게 해서 내가 울고불고…”


▲ 몽골 가정식.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남편 가족의 “임신 독촉”을 견딜 수 없었다


N씨의 시집 식구들은 수시로 N씨가 사는 곳에 와서 일일이 간섭하고 통제했다. 결혼생활에서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건 “임신 독촉”이었다.


“한국에 온 지 이틀 만에 한국말도 모르는데 시어머니가 산부인과에 데리고 가서 검사를 받게 했어요. 그러더니 (남편과 만난 지) 한 달 지났는데 왜 임신이 안 됐냐고 계속 물었어요. 얼마 안 돼서 또 산부인과에 가야 했어요. 집을 뒤지면서 내가 피임약을 먹는지 확인하고요. 그렇게 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어요.”   (계속됩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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