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진리는 알아도 페미니즘은 모른다? 섹슈얼리티 이야기를 시작하며 ※ 예술가 홍승희 씨의 섹슈얼리티 기록 “치마 속 페미니즘” 연재가 시작됐습니다. Feminist Journal ILDA 인도에서 반 년 간 지내면서 만나게 되었던 한국인 커플이 있다. 인도로 함께 여행을 올 만큼 가치관, 세계관, 취향도 비슷해 보였던 그들은 보고만 있어도 훈훈한 커플이었다. 한국으로 돌아오고 몇 주 후 여자 친구였던 ㄱ과 다시 만나게 되었다. ㄱ은 얼마 전 남자친구와 이별했다고 한다. ‘여성혐오라는 표현은 극단적이야’, ‘나는 여자를 좋아하니까 혐오한 적 없어.’ 이런 발언을 하는 남자친구였던 그는 겉으로 보기에 참 창의적이고 재기발랄하고 좋은 사람 같아 보였다. 그녀는 남자친구와 더 이상 관계를 유지할 힘도, 필요..
사라져버린 여성들의 자리를 기억하며영화 (케이) Feminist Journal ILDA (이언희 연출)는 지극히 현실적인 조망으로 시작한다. ‘을 중의 을’ 외주 홍보사에서 일하는 지선(엄지원)은 늦은 밤 퇴근해 집에 돌아와서도 딸아이와 눈 맞출 겨를 없이 바쁘다. 지선은 이혼 후 생계와 육아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는 워킹맘이다. 자신의 방식으로 가정을 지키려는 그녀에게 남성들은 “애가 당신이 엄마인 걸 알기나 해?”, “애 엄마랑 일 못 하겠다” 등 편견이 담긴 핀잔을 돌려준다. 그런 지선에게 중국인 보모 한매(공효진)는 큰 위안이 되는 존재다. 세상이 떠나갈 듯 울어재끼던 다은을 노래 한 소절로 웃게 만들 수 있는 한매는 영화 초반까지는 지선의 생활을 돌보는 사려 깊은 캐릭터로 그려진다. ▶ 이언희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