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다섯, 첫 경험 너는 보물이 아니라 인간이야 학교와 집은 공부를 하지 않으면 인생이 낙오된다는 협박을 했다. 중학교에 들어가자 여성인 나에게는 협박 하나가 더 생겼다. ‘몸을 함부로 굴리고 다니면 걸레가 된다’. ‘여자가 손해니까 몸조심하라.’ 학교는 어른들이 아이들을 데려다 놓고 온갖 거짓말을 가르치는 곳이었다. 학교라는 ‘우리’에 우리를 가두어놓고, 여러 가지 금기를 정하고 그걸 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수업이 끝나면 집으로 가지 않았다. 아침부터 잠들기까지, 아니 잠든 후에도 아버지의 욕설과 발소리, 문을 쾅쾅 닫는 소리가 지배하던 집은 내게 또 하나의 ‘우리’였다. 친구들과 밤거리를 걸어 다녔다.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사람들, 별들을 구경하면서 싸한 밤공기를 마시는 건 내게 허락된 거의 유일한..
미녀가 야수를 물어버리면 어떤 일이 생길까?[최하란의 No Woman No Cry] 내면의 전사 깨우기 ※ 여성을 위한 자기방어 훈련과 몸에 관한 칼럼 ‘No Woman No Cry’가 연재됩니다. 최하란 씨는 스쿨오브무브먼트 대표이자, 호신술의 하나인 크라브마가 지도자입니다. Feminist Journal ILDA 디즈니 공주들과 사랑에 빠진 조카를 보며 사랑하는 조카가 있다. 우리는 만나면 항상 신나게 달리고, 높은 곳을 기어오르거나, 방방 뛰고, 레슬링을 한다. 그러다 한숨 돌리며 내가 “지금 기분이 어때?”하고 물으면 “행복해요! 정말 기분이 좋아요!”라고 외친다. 조카는 작은 웅덩이를 보면 “도전!”하고 외치며 폴짝 뛰어 건넌다. 때로는 자기 키만한 웅덩이를 뛰어 건너려다 뒤돌아 나를 쳐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