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탈적 여성대출을 규제해야 합니다”③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유나 인터뷰 (나랑 기자) 금융화 시대에 우리의 일상은 빚으로 점철돼 있다. 공부를 하려고 해도 집을 얻으려 해도 다 빚이다. 돈이 없고 신용이 없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이자가 싼 제 1 금융권(시중 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못한다. 빈곤한 사람들에게 복지는 멀고 제2, 제3 금융권은 가깝기만 한 것이 한국사회다. 지난 10월 27일 반성매매인권행동 활동가들이 강남역 부근에서 캠페인을 벌였다. 캠페인의 제목은 ‘대출은 추심! 나한테 왜 빌려줬어요?’다. 측은 “빚을 지고 연체에 허덕이는 사람들을 향한 비난을 멈추고, 마구잡이로 대출을 내어주고 수익을 노리는 금융권에게 왜 갚지 못할 돈을 빌려줬는지를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 유나 활..
내가 불쌍해보이나요? 글을 쓰는 이유 나의 경험이 ‘자극적인 사연’으로 이야기될 때 글을 쓰는 게 괴롭게 느껴질 때가 있다. 하나둘 기억을 꺼내다보면, 29년 동안 내가 가해온 폭력과 당했던 폭력이 빈 종이에 가득 찬다. 겪었던 일을 조각조각 모아놓으면 내가 봐도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주저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게 정말 내가 다 겪었던 일인가? 다 공개해도 되는 걸까? 내가 너무 우울한 사람으로 보이면 어떡하지? 말하고 싶은 나와 망설이는 나 사이에서 타협해가며 간신히 글을 추리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염려했던 것과 비슷하다. “이런 일을 겪다니…불쌍하다”, “막장이네”, “글로 쓰는 용기가 대단하다.” 언뜻 달라 보이는 반응 속에는 내가 ‘유별나게 불쌍한 여성’이라는 공통된 인식이 있다. 그런 다양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