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피우는 여자’ 여기 있다 담배가 뭐라고 서른 살이 되고 내게 일어난 변화.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나에게는 꽤 기억할만한 변화다. 이상형이 ‘비흡연자’일 정도로 담배를 싫어했던 내가 직접 담배를 피우게 되었으니까. 흡연을 시작한 그렇다 할 이유는 없었다. 인도에서 돌아온 동생이 “언니, 담배 피우는 거 괜찮더라고. 우리가 아빠 담배 냄새에 시달리다 보니까 괜히 싫어하게 됐던 거야”라고 말한 게 계기라면 계기였다. 본격 ‘흡연자’가 된 지 4개월 차. 나는 전에 겪지 못한 부대낌을 일상에서 느끼고 있다. 막 흡연을 시작한 어느 날, 어설프게 담배를 들이마시고 기침하는 내 모습을 보더니 남자후배가 물었다. “왜 굳이 담배를 배우려고 해요?” 그는 7년 째 흡연 중이었다. 내가 “너는 왜 담배를 피워..
후조시 문화연구기획 1화. 후조시(腐女子)를 모르다니요! (비이커) ※ 필자 소개: 요오드, 철가루, 비이커로 이루어진 퀴어문예창작집단 ‘물체주머니’는 2014년 , 2차백합 동인지 를 발행하였고, 문예지 를 준비 중이다. (*후조시: Boys’ Love를 향유하는 사람들) -페미니스트 저널 # 잘려나간 욕망의 기억들 죽기 전에 해치워야 할 일들의 목록에 ‘연애편지 소각’을 올려둔 적이 있다. 나는 고등학교 때 동성친구 A에게 썼던 수십 통의 연애편지가 지금 어디의 서랍에서 부식중일까 간혹 궁금했다. 이미 태워졌을까? A의 가족들에게 발각되었을까? 사랑한다고 또박또박 선언하며 나는 A를 기쁘게 할 생각뿐이었는데, 무슨 계기로 과거의 고백들은 흑역사의 일종이 되었을까? 고백을 하는 건 하나도 혼란스럽지 않..